해외 시장 진출은 언제나 콘텐츠 제작자들이 바라는 일이고, 또 성공의 척도이기까지 한 콘텐츠의 중요한 영역입니다. 내가 만든 콘텐츠가 국경을 넘어 널리 소비된다는 것은 제작자로서 가슴벅찬 일이고, 또 콘텐츠라는 상품은 시장이 클수록 수익성이 커지니까요.
하지만 해외 진출은 콘텐츠를 무작정 잘 만든다고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과연 어떤 콘텐츠가 해외 진출에 유리하고, 어떻게 진출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는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11월 14일~15일 이틀간 콘텐츠 스텝업 8과정 ‘단순한 판권 판매는 가라. 방송의 다양한 해외진출 방법 및 해외 진출 사례’세미나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생생한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1일차-
교육 첫 날인 14일에는 CJ E&M 글로벌콘텐츠개발팀 황진우 팀장, 그리고 김민조 변호사가 강사로 나섰습니다. 한국 포맷의 해외 진출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 황진우 팀장은 ‘꽃보다 할배’와 ‘너의 목소리가 보여’의 해외 진출 경험을 토대로, 해외 진출에 적합한 예능 콘텐츠의 형식이 무엇인지 밝혔습니다. 가벼운 쇼처럼 직관적인 구조로 이루어진 쉬운 예능, 명확하고 간결하게 결과가 나오는 형식의 예능이 해외 현지화에 적합하여 시청자와 사업자가 선호한다고 하네요. 이 원칙에 입각하여 5단계의 해외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로 성공 비결이라고 합니다. 5단계란 바로 Researching, Structurizing, Packaging, Promoting, Cooperating입니다.
또 황 팀장은 한편으로는 이런 콘텐츠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함에 있어 긍정적인 전망이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현재 해외 예능 콘텐츠 시장의 포맷은 창의성의 위기를 겪고 있는데요, 유사 포맷의 범람, 신규 포맷들의 세대 교체 실패, 시장 전반에 형성된 위기 의식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위기가 오히려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된다는 것이죠.
▲ 사진 1. 강의 중인 CJ E&M 글로벌콘텐츠개발팀 황진우 팀장
1일차 두 번째 강의는 김민조 변호사가 영문 계약서 작성 실무를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이처럼 구체적인 실무 내용은 콘텐츠 제작자들의 활동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그 이상으로 익숙해지기 힘든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니만큼 이번 실무 강의가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 변호사는 계약서의 기본 구조와 구성과 같은 기본적인 단계부터 각 단계에서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들을 콘텐츠의 유형별로 구분하여 설명해 주었습니다. 게임 퍼블리싱의 경우 등장 캐릭터가 무엇인 지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합의가 중요하다고 하고, TV 프로그램의 경우 프로그램 사용 방식과 횟수 등을 정확히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별지를 최대한 상세하게 작성해야 한다고 합니다. 앨범 퍼블리싱의 경우 실제 가수의 활동과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가수의 스케줄, 수익배분 등의 사항에 주의해야 합니다.
김 변호사는 그 밖에도 비밀 유지 협약, 권리 미 발생 확인 등등 어려운 법률 개념에 대해서도 제작자에게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소개하여 이해를 도왔습니다.
▲사진 2. 강의 중인 김민조 변호사
-2일차-
다음날인 15일에는 SBS 미디어비즈니스센터 글로벌제작사업팀 김일중 차장과 정경석 변호사의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김일중 차장은 우선 SBS 글로벌제작사업팀을 소개하고, 해외 콘텐츠 시장의 현황과 미래 전망에 대해 강의를 이어나갔습니다. SBS 글로벌제작사업팀은 3년 전 중국 진출을 계기로 설립된 사업부서라고 합니다. 제작 부서가 아닌 사업 부서라는 점이 특이한데요, 그만큼 해외 진출은 전략이 중요한 영역인가 봅니다. 김 차장은 SBS에서 런닝맨과 판타스틱 듀오를 중국과 유럽에 수출한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이어서 김 차장은 콘텐츠 진출 시장의 현황에 대해 방영종료 콘텐츠의 포맷을 유통하는 것이 큰 축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금까지와 같은 단순한 판권, 방영권 판매보다 더 나아가서 타국과의 공동 기획 및 제작을 통해 IP를 확보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즉 유통이 아닌 제작 단계의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제작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역시 단순하고 간결한 포맷이 선호되고, 호화 캐스팅에 의존한 흥행이 어렵다는 특징들도 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3. 강의 중인 SBS 미디어비즈니스센터
글로벌제작사업팀 김일중 차장
마지막 강의를 맡은 정경석 변호사는 콘텐츠의 해외 분쟁 사례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애써 만든 콘텐츠가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된다면 흥행여부를 떠나서 제작자에게 슬픈 일이 아닐 수 없겠네요. 해외 분쟁은 크게 나누어서 계약에서 비롯되는 분쟁, 즉 계약상의 채무를 불이행하여 발생하는 분쟁과 그 외의 문제로 비롯된 분쟁, 즉 지적재산권의 침해와 권리규제 등이 있습니다.
이런 분쟁 상황을 미리부터 대비해야 하는 이유는, 분쟁이 발생하게 되면 콘텐츠 공급이 완전히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있고, 또 소송 절차와 비용, 환수 금액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국내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철저히 알고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4. 강의 중인 정경석 변호사
각 강의가 끝난 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실무 분야에서는 평소에 궁금해하던 부분에 대한 질문들과,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답변들이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이틀에 걸친 콘텐츠 스텝업 8회 차 과정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제작자들이라면 한번쯤 해외 진출에 대해 꿈꾸어봤을 것입니다. 충분히 알고 준비한다면 해외 진출은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해외 진출 전략을 수립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후로도 콘텐츠 현업인 들을 위해 다양한 주제의 스텝업 과정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현업인 들의 계속된 참여가 기대되네요. 앞으로도 더 큰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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