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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현장취재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장수 콘텐츠 비결: ‘따로 또 함께’의 가치

by KOCCA 2015. 7. 20.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는 장수 콘텐츠의 인기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요? 7월 8일에 열린 ‘콘텐츠 인사이트’에서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사례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고민해보았습니다. <맨 오브 라만차>는 고전인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명작 뮤지컬의 반열에 올라 인기를 끌었으며, 국내에는 2005년에 첫 공연을 시작으로 역시나 많은 사랑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올해는 브로드웨이 공연 50주년, 국내 공연 1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이기도 한데요. 10주년을 맞이하여, 또 제작, 기획, 음악이라는 세 분야의 책임자들이 모두 모여 <맨 오브 라만차>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라 더욱 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제작, 기획, 음악이라는 각각의 관점에서 다각도로 접근해볼 수 있었고 동시에 각기 다른 관점을 지닌 이들이 협업하는 방식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그만큼 7월 ‘콘텐츠 인사이트’에 대한 관심도 강연 시작 30분 전부터 자리가 이미 꽉 차 있을 정도로 뜨거웠습니다. 그렇다면 강연과 토크콘서트에서 어떠한 이야기가 오고갔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할까요?



오디컴퍼니주식회사 대표인 ‘신춘수’ 프로듀서가 토크콘서트에 앞서 ‘돈키호테, 브로드웨이 명작 무대에 서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였습니다. ‘좋은 뮤지컬’이 되기 위한 조건이라는 어떻게 보면 다소 포괄적인 주제를 삼았는데요. 현장에서 직접 겪은 경험과 뮤지컬 시장에 대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풀어나가 ‘좋은 뮤지컬’의 조건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뮤지컬’이 되기 위한 조건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여러분은 ‘좋은 뮤지컬’하면 어떠한 뮤지컬이 생각나시나요? 아마도 <캣츠>,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라이온 킹> 등과 같이 명작으로 꼽히는 뮤지컬들을 떠올리셨을 텐데요. 그만큼 오랫동안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으로 유명한 뮤지컬인데, 이러한 장수 콘텐츠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신춘수’ 프로듀서는 이들 뮤지컬은 모두 탄탄한 원작을 기반으로 한 문학성을 갖추고 있고, 널리 사랑받는 좋은 음악이 있으며, 조화로운 협업 체제의 크리에이티브 팀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작품이라고 제시하였습니다. ‘좋은 뮤지컬’이기 위해서는 좋은 대본과 수준 높은 음악이 필수 요소겠죠. 그렇지만 좋은 대본과 음악이 있다고 해서 완성도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특히 뮤지컬은 협업이 중요한 종합 예술로서 작품의 완성도는 협업과 조화로 높아질 수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닌데요. ‘신춘수’ 프로듀서는 좋은 원작과 음악도 물론 중요하지만 크리에이티브 팀이 모두 한 마음으로 조화롭게 협력하고 작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소통할 때에야 완성도 높은 작품이 무대 위에 실현될 수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얼마나 다해주느냐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즉 문학성, 음악성, 협업을 통한 완성도 확보라는 이 세 요소를 제대로 갖출 때에야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든지 사랑받을 수 있는 ‘좋은 뮤지컬’이 될 수 있습니다.


▲ 사진 1 '돈키호테, 브로드웨이 명작 무대에 서다' 강연을 맡은 '신춘수' 프로듀서

[출처]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를 통해 알아보는 장수 콘텐츠의 비결: '따로 또 함께'의 가치(사진추가완료) (비공개 카페)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앞서 제시한 조건들을 충족하는 ‘좋은 뮤지컬’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소설 <돈키호테>라는 세기의 명작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이룰 수 없는 꿈(원제: The Impossible Dream)’이라는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명곡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맨 오브 라만차>는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기획자와 프로덕션들이 도전하여 작품을 올리고 계속하여 리바이벌되고 있는 공연이기도 합니다. 이는 뮤지컬은 국제적 언어(international language)라는 점에서, <맨 오브 라만차>가 좋은 대본과 음악을 지니고 있는 훌륭한 콘텐츠 원천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고전이 왜 고전인 것인 지를 꾸준한 생명력을 통해서 증명해내고 있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맨 오브 라만차>는 산업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좋은 뮤지컬’입니다. <맨 오브 라만차>가 초연할 당시인 2005년은 뮤지컬 시장이 지금의 1/3 수준으로 발달 초기 단계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제작비를 20억 들여서 만들어냈지만 7억 수익을 목표로 할 정도였다고 밝혔는데요. 이처럼 단기적인 이익과 흥행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장기적인 안목 하에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 힘썼습니다. 프로듀서인 ‘신춘수’ 대표는 ‘좋은 뮤지컬’의 조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무엇보다도 크리에이티브 팀의 호흡에 주력하였다고 합니다. 평균 연령 30대인 젊은 팀을 구성하여 뮤지컬 시장에 도전적으로 뛰어들었고 결과적으로는 목표한 바를 이루어냈습니다. 뮤지컬 시장 전반에 모범적이고 선도적인 사례를 제시하였으며 시장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장하는 데에 있어 일정 부분 기여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좋은 뮤지컬’인 <맨 오브 라만차>를 제작한 ‘신춘수’ 프로듀서는 각 나라에서 공연되고 오랫동안 사랑받는 작품을 만들어 브로드웨이에 올리는 것이 여전히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크리에이티브 팀, 좋은 관객이 되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뮤지컬에 있어서는 인사이트 만큼 필요한 것이 아웃사이트라고 하였는데요. 이미 창작에 있어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기에 시야를 넓혀서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세상 밖을 보고 많은 것을 겪고 접하면서 안목을 길러야 하며 작품에 보편성과 예술성을 확보하여 국제적 언어로서 뮤지컬의 강점을 살리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강연을 마쳤습니다.



이어 진행된 토크콘서트에는 <맨 오브 라만차>의 프로듀서인 ‘신춘수’ 대표와 연출 및 안무총괄인 ‘데이비드 스완(David Swan)’ 감독, 음악을 담당한 ‘김문정’ 음악감독이 함께 하였습니다. ‘시작을 말하다’, ‘함께 만드는 <맨 오브 라만차>’, ‘장수 콘텐츠, 미래를 전망하다’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는 진행되었으며,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 사진 4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든 사람들



[출처]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를 통해 알아보는 장수 콘텐츠의 비결: '따로 또 함께'의 가치(사진추가완료) (비공개 카페)

특히 각자 뮤지컬이라는 꿈을 꾸고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할 때 인상 깊었는데요. ‘데이비드 스완’ 감독은 고등학교 시절 뮤지컬을 처음 보고 감동을 받았고 첫 공연을 보자마자 평생 이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하였다고 합니다. 더불어 뮤지컬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이 일을 하면서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누가 아무리 그래도 이 일만큼 나에게 행복을 주는 일이 없다면 뛰어들 것을 강조하였는데요. ‘신춘수’ 프로듀서 역시 뮤지컬 업계에 종사해서 행복할 것 같으면 이 일을 하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며 그 정도로 미치는 것이 필요한 일이라는 데에 동감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뮤지컬은 정말 마법 같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뮤지컬 음악이 다른 음악보다도 드라마틱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매료되었다고 말하였습니다. 또 ‘보이는 음악’으로서 뮤지컬 음악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에 연주하는 자리에서 나와 뮤지컬의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는 감독으로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세 분 모두 장수 콘텐츠의 비결로 협업을 꼽아 <맨 오브 라만차> 팀의 팀워크를 뽐냈는데요. 때때로 캐스팅이나 앵콜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와 관련하여 갈등을 빚기는 하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작품의 본질과 주제를 고려하여 조율 지점을 찾아낸다고 밝혀 시사점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작품에 접근하여 제 역할을 다하는 동시에 작품 전체를 바라보며, 때때로 내려놓아야 하는 부분은 내려놓고 더 중요한 부분을 판단해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콘텐츠를 완성도 있게 하기 위해서는 팀이 작품의 본질이라는 큰 그림을 같이 그리면서도 세분화된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할 때 이루어진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 사진 5 '함께' 만드는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데이비드 스완' 감독

[출처]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를 통해 알아보는 장수 콘텐츠의 비결: '따로 또 함께'의 가치(사진추가완료) (비공개 카페)


<맨 오브 라만차>라는 작품과 팀에 대한 깊은 애정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작품을 기준으로 협업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콘텐츠로 묶여져 있기 때문에 팀이 떨어지기 어렵다고 말하였습니다. ‘데이비드 스완’ 감독은 생각하는 경로가 비슷한 사람을 만나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기쁜 일이라고 밝히며 좋은 콘텐츠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기운으로 더욱 더 좋아진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또 이 쇼는 아름다운 메시지와 그 이야기가 잘 전달되는 작품이라면서 그만큼 이 작품의 중요성과 책임감을 느끼며 메시지 전달에 힘쓰겠다고 하며 앞으로의 미래를 기대하게 하였습니다.


<맨 오브 라만차>의 장수 비결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협업에 있었는데요. 이를 성공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서는 프로듀서, 연출가, 음악감독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며 각자의 역할을 존중하고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같이 그려나가야 할 작품의 메시지를 유지해야겠죠. 이처럼 교과서와도 같은 말을 지나칠 수 없는 이유는 이 말이 본질에서 출발한 가장 기본적이고 정석적인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간과하고서는 좋은 뮤지컬이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또 단순히 뮤지컬에만 해당하는 내용이 아니라 콘텐츠 산업 전반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질을 놓치지 않으며 '따로 또 함께'의 가치를 알 때에 진정으로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합시다!


ⓒ 사진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 영상 출처

오디뮤지컬컴퍼니


[출처]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를 통해 알아보는 장수 콘텐츠의 비결: '따로 또 함께'의 가치(사진추가완료) (비공개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