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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KOCCA 다락방

How to Play Awesomely, Too Complicated to Play! 놀이의 어려움

by KOCCA 2015. 2. 25.


- 상상발전소 기사 공모전 수상작 / 박한석 -


요즘 게임을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시는 분을 종종 보고는 합니다. 모바일 게임같이 쉬우면서도 재미있는 것도 있지만 접근하는 것조차 어려운 게임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캐릭터의 특징을 잘 파악해야 하는 것은 물론 팀워크가 필요하거나 게임을 하지 않으면서도 24시간 켜놓는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게임이 이렇게 어렵고 복잡해져야만 하나?’란 질문의 대답은 놀이와 창작의 경계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이 둘 사이에는 주어진 조건을 명확히 파악하고 목적을 효율적으로 풀어야 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무언가를 창작해가며 놀 때 더욱 재미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창작이란 늘 쉬운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놀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놀이와 창작 사이의 벽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현상은 여러 문화콘텐츠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음악이나 영화, 만화, 문학과 같은 여러 문화콘텐츠는 ‘혼자 보고 즐기는 것’에서 ‘함께 만들어 가는 것’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거 좋다!’에서 시작해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는데?’를 거쳐 ‘우리 같이 해보지 않을래?’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문화콘텐츠의 변화에 맞춰 ‘어떻게 하면 이를 이용해 잘 놀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을까요?



 

‘문해(Literacy)’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문해란 기초적으로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그리고 ‘문해’는 시대에 맞춰 발전해왔습니다.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인 ‘기초 문해(Basic Literacy)’에서부터 단순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인 ‘기능 문해(Functional Literacy)’ 그리고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인 ‘비판 문해(Critical Literacy)'로 발전해 왔습니다. 현재 '비판 문해'는 상황과 경우에 맞춰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는데요. 그 예로 ‘정보 문해’, ‘가족 문해’, ‘문화 문해’, ‘금융 문해’ 등이 있습니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 ‘정보 문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정보 문해'는 정보가 점차 중요해지면서 생긴 개념입니다. 미국도서관협회(ALA: American Library Association)에서는 ‘정보 문해’를 정보가 필요한 때를 인식할 수 있으며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고, 평가하고,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을까’를 ‘비판 문해’의 틀에 맞춰 ‘놀이 문해(Play Literacy)’라는 개념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이때 ‘놀이 문해’는 ‘언제 어떻게 놀지, 무엇에 재미를 느끼는지, 어디에 재미있는 것이 있는지 등의 정해진 시간과 돈으로 잘 놀 수 있는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몇 가지 콘텐츠를 ‘놀이 문해’의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세 가지 음악콘텐츠를 ‘문해’의 개념으로 접근한다면 ‘How to Play Awesomely'에 대한 답을 조금이나마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1)  Tanlines - Not The Same (인터랙티브 뮤직비디오)



▲ 사진1 <Not The Same> 인터랙티브 뮤직비디오 화면

 

 

미국의 일렉트로닉 밴드 ‘Tanlines’의 'Not The Same' 인터랙티브 뮤직비디오가 있습니다. 이 뮤직비디오 안에서 사용자는 간단한 클릭으로 노래가 진행되는 도중에 악기를 추가하거나 뺄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음악 프로듀서를 경험할 수 있으며 노래의 구성과 악기 그리고 각각의 소리를 구분해 낼 수 있습니다. 비록 직접 노래를 만들지는 않지만, 음악 안에서 악기를 다룰 수 있기에 ‘기능 문해’의 관점으로 음악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인터랙티브 뮤직비디오는 아래 링크로 볼 수 있습니다. (http://www.notthesa.me)


2) Mule Jam Project


 

▲ 사진2 <Mule Jam Project> 



▲ 사진3 <Mule Jam Project>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예로 2008년 2월, 국내 뮤지션 커뮤니티인 'Mule'에 올라온 프로젝트입니다. 'Cerris'라는 커뮤니티 회원이 주관하였으며, 20초가량의 트랙을 공유하여 다른 회원들의 기타 연주와 영상 혹은 사진을 모아 하나의 영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주로 집에서 연주하는 기타리스트들이 참고할 만한 ‘놀이 문해’의 예입니다.


3) Do the Right Rap 컴피티션



▲ 사진4 <Do The Right Rap> 컴피티션


  

2014년 7월, 힙합엘이(HiphopLE.com)이라는 흑인음악 전문 웹진에서 ‘Do The Right Rap'이라는 랩 컴피티션을 열었습니다. 주제는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의 ‘옳은 랩’을 보여주세요.”였는데요. 여러 사람이 주어진 비트를 가지고 자기 자신만의 랩을 녹음한 후 지원하였으며 이를 몇 명의 수상자를 선발한 후 이들과 함께 투어 공연을 하였습니다. 또한, 캠페인을 통한 수익을 한 인터넷 독립 언론에 기부했습니다. 개별 창작에서부터 투어 콘서트, 기부 문화까지 볼 수 있는 ‘놀이 문해’의 한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남아 있습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바로 '예의를 갖추자'와 '솔직해지자' 입니다. 위에서 설명해드린 예들은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든 창작물입니다. 만들어진 창작물은 창작자에게 자식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창작물에 대한 비난보다는 조언이나 격려를 표하는 예의를 갖추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솔직해져야 합니다. 자기 것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출처를 넣어야 합니다. 서로 재미있게 놀기 위해 모였는데 ‘침해’ 혹은 ‘분쟁’이라는 어렵고 난감한 단어가 놀이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질척거리는 뒷모습을 남기지 말고 최대한 깔끔하고 멋있게 놀아야 합니다.



ⓒ 사진 출처

- 표지 HIPHOPLE

- 사진1 OKFocus

- 사진2, 3 Mule

- 사진4 HIPHOPLE


ⓒ 참고 자료

- <정보문해> 김순희, 2008.03.20

- <문해력 향상을 위한 성인 문해 교육 정책> 국립국어원, 2009.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