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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문화기술

전자책이 바꿔나갈 새로운 미래

by KOCCA 2015. 1. 12.



<목포대학교 실감미디어 기술 연구소장 최종명>


Q1. 안녕하세요. 독자들을 위해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1. 안녕하세요. 목포대학교 컴퓨터 공학과 소속 교수 최종명입니다. 원래 전공은 프로그래밍 언어이고 상황인지 시스템 분야의 연구를 하다가 작년부터 전자책 쪽으로 연구 소재를 수정하였습니다. 관심분야는 전자책, 상황인지 시스템,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입니다.


Q2. 실감미디어 기술 연구소 소장으로 계십니다. 실감미디어기술 연구소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2. 실감미디어 기술 연구소는 목포대학교에 2011년에 만들어진 연구소입니다.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아직은 시작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컴퓨터 미디어들이 현실적인 미디어로 점점 더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만큼 관련 실감미디어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체와 연계해서 산업을 확산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교수님 9분이 있으시고 각 학과의 교수님들이 같이 참여하며 연구하고 있습니다. 주 연구 분야는 증강현실, 전자책, 오큘러스와 같은 착용형 기기입니다.



▲ 사진1 목포대학교 실감미디어기술 최종명 연구소장의 모습



Q3. 전자책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3. 작년 2013년에 전남정보문화산업원에서 전자책과 관련한 사업 주제가 나왔습니다. 그 과제를 수행하면서 전자책 시장이 앞으로 비전이 있고 더 크게 활성화될 분야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런데 컴퓨터 분야에서는 전자책 쪽으로 연구하는 분이 많지 않더군요. 전자책이 사실 복합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기술적인 능력도 필요하고 전자‘책’인만큼 콘텐츠적인 면에서도 퀄리티가 높아야합니다. 예컨대 소프트웨어나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디자인 감각도 전자책을 만들 때 필요합니다. 전자책의 최근 연구동향을 보면 기술적인 관점에서 전자책을 연구하는 분은 국내에 많지 않고 해외에도 많지 않더군요. 대신 인문학적인 측면, 디자인적인 측면, 사용자 환경 측면에서 전자책 관련 연구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술적, IT적 측면에서 아직 연구가 활발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전자책 분야를 심도 있게 연구해보기로 하였습니다.


Q4. 전자책은 교육환경을 어떻게 바꿀 것으로 생각하세요?

A4. 전자책 시장이 워낙 넓습니다. 소설이나 인문서적은 글씨만 들어있는 것만으로도 전자책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다른 성격의 전자책들은 어떨까요? 교과서를 예로 들어보죠. 교육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교과서에 그림, 동영상, 3D 데이터도 들어가면 좋을 겁니다. 화학 수업 시간에 화학구조를 3D로 보여주고, 음악이나 미술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음표를 그려서 작곡을 해보는 것을 상상해볼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전자책으로 학생들이 '어떻게 더욱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선생님 입장을 살펴보죠. 모든 학생이 전자책을 가지고 있다면 선생님은 수업을 시작할 때 학생들이 모두 27페이지를 펼칠 수 있도록 제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직접 퀴즈를 만들어서 전자책으로 보여줄 수도 있고요. 이처럼 전자책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 사진2 (왼쪽 사진) 한국콘텐츠학회 주관, 목포대학교 실감미디어기술연구소 주최의 “전자책 기술 전시 및 학술대회” 행사 모습. (9월 26-27일, 목포대학교에서 개최). 전자책 기술 전시 및 학술대회는 ICT 분야의 기술적인 

논문과 문화 및 콘텐츠 측면의 논문이 동시에 게재되는 특징이 있음. 

(오른쪽 사진) 경희대학교에서 발표한 “무용교육을 위한 전자책” 논문에서 소개한 내용. 

학술대회 논문은 (https://sites.google.com/site/ebookmnu/file-cabi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Q5.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효과적일까요?

A5. 한국에서도 디지털 교과서 프로젝트를 시행하려다가 연기되었다고 합니다. 최근의 연구 자료를 보면 디지털 교과서가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떨어뜨린다, 디지털 교과서의 학습 효과가 종이 교과서보다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습니다. 연구기관마다 연구결과가 다른 게 흥미로운데요. 멀티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교과서의 학습효과가 더 높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한편에서는 안 좋다는 결과도 발표됩니다. 이런 상반된 결과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는 종이책은 전자책으로 대체될 거라고 예상합니다. 


음반이 카세트테이프와 CD에서 MP3로 변한 것처럼 몇 년 후에는 전자책이 책 시장을 차지할 거로 생각합니다. 종이책은 그 특유의 느낌이 있습니다. 종이 책장을 손가락으로 한 장 한 장 넘기는 게 기분 좋고 책을 읽는다는 직접적인 느낌을 줍니다. 종이 책에 밑줄을 긋거나 형광펜으로 색칠하거나 아이디어를 정리하기 위해 메모를 할 수도 있고요. 종이책 특유의 장점과 느낌도 좋지만 결국 기술의 흐름은 전자책을 향하고 있고 종이책이 대세를 거르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주문하고 또 배송이 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며 부피가 커서 이동성이 떨어지는 불편함도 있으니까요.


Q6. 교수님으로 계시니 여러 강의를 진행하실 텐데요. 그렇다면 직접 전자책으로 강의할 계획도 있으세요?

A6. 네. 내년에 전자책으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라서 현재 관련 자료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미 목포대학교에서는 시범적으로 다른 교수님들이 전자책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올해 활용한 교수님들은 기계공학과, 제어로봇공학과, 멀티미디어 공학과 소속이셨다. 저는 내년 1학기에 전자책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업을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Q7. 그렇다면 내년에 교수님의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전자책으로 공부하게 되겠네요. 학생들의 학습 환경이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A7. 전자책을 만들기 위해서 원고를 새로 집필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종이책에서는 부족했던 부분들을 보완하며 풍부한 시청각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전자책에 삽입할 계획입니다. 전자책 안에 멀티미디어 자료, 퀴즈, 학생들이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 등을 넣을 생각입니다. 또 전공수업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편리하게 필기를 할 수 있을 것이고 무거운 전공 책을 들고 다니는 수고도 덜 수 있겠죠. 휴대전화나 노트북, 태블릿 PC로 수업을 들을 수 있을 테니 학생들에게는 편리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Q8. 시각장애인을 위한 게임도 만드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되셨나요?

A8. 우리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만든 걸 가지고 현실 세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궁리하게 됐습니다. 그런 고민 끝에 장애인용 게임을 만들게 됐습니다. 그전에는 그냥 게임을 만드는 거였는데 거기서 더 나아가 장애인을 타깃으로 한 게임을 만들게 된 거죠. 작년에는 시각장애인용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여러 결과물이 나오게 됐습니다.



▲ 사진3 테트리스 프로그램을 변형한 시각장애인용 영어 단어 스펠링 맞추기 게임의 모습. 

단어를 TTS(Text-to-Speech)를 이용해서 읽어주고, 조각을 이동시켜서 철자를 맞추는 방식이다. 

조각을 움직일 때 단 위치의 알파벳이 소리로 나타난다



Q9. 시각장애인을 위한 게임을 만드는 과정은 어땠나요?

A9. 목포대학교 컴퓨터공학과 2학년 학생들이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고민이 많았는데요. 게임은 보통 시각에 의존해서 하므로 시각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들이 어떻게 게임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 것이죠. 실제로 시각장애인의 세미나를 듣고 게임을 개발하는 데 참고했고 다 만든 다음에는 시각장애인 학교에 가서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게임의 구조를 단순화하고 화면을 크게 하는 등 게임 디자인적 측면에서 많이 신경을 썼습니다. 


그 외에도 시각보다는 청각을 이용해서 이어폰을 끼고 소리에 따라서 음악에 맞춰서 진행하는 게임도 있었습니다. 음악을 중심으로 한 게임의 경우는 플레이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시각장애인학교에 가서 테스트를 해보니 결과가 달랐습니다. 시각 장애인 중에서도 청각이 발달한 분은 잘하고, 상대적으로 플레이하기 어려운 분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개인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각장애인은 활동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어서 진동 센서를 이용해서 운동하는 게임도 있었습니다. 또 시각장애인이 영어단어를 쉽게 외울 수 있도록 하는 게임, 정신발달 장애인을 위한 그림판 맞추기 게임 등도 기억에 남습니다.


Q10. 교수님 연구의 최종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A10. 내년에는 전자책 분야에 집중해서 좀 더 다채로운 콘텐츠를 구현할 수 있는 전자책 기술을 연구하려고 합니다. 현재의 전자책은 컴퓨터상에서는 잘 되지만 핸드폰이나 태플릿 PC에서는 여전히 제약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일반인들이 전자책을 널리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 표준화가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ePub2, ePub3 정도가 표준화된 전자책 기술입니다. ePub2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도서 사이트에서 구매하는 전자책처럼 텍스트와 약간의 사진으로 이루어진 전자책 형식입니다. ePub3은 여기에서 나아가 멀티미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더욱 발전된 기술입니다. ePub3은 아직 해외나 국내에서 널리 쓰이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는 발전 정망이 있다고 봅니다. 전자책과 관련하여 표준화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연구 목표입니다.



ⓒ 사진 출처

- 사진1 직접 촬영

- 사진2, 3 최종명 연구소장 제공



본 기사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기술개발실 <CT로 통하는 이야기(https://www.facebook.com/CreativeCT)>에서 발췌했으며 제3기 CT리포터가 작성한 내용입니다. ⓒ CT리포터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