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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해외에서도 탐내는 한국 공포영화, 무엇이 있을까?

by KOCCA 2013. 8. 7.

 

▲사진1 영화 <거울속으로> 스틸컷

 

 

유난히 긴 장마 때문에 습한데다가 폭염 때문에 덥기까지. 간담이 서늘한 공포영화 한 편이 생각나는 날들입니다. 하지만 어떤 공포영화를 봐야할 지 모르겠다면, 해외에서 리메이크할 만큼 잘 만든 한국 공포영화들은 어떠신가요?

 

 

◎ <거울 속으로>와 <미러>

 

▲사진2 영화<거울속으로> 포스터

 

▲사진3 영화 <미러> 포스터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인해 폐허가 된 백화점이 있습니다. 다시 영업을 하기 위해 재정비를 하는 백화점에 마치 화재를 겪은 일이 없었던 것 마냥 깨끗한 대형거울이 있습니다. 그리고 거울을 본 주인공의 주변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김성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유지태, 김명민이 주연을 맡았던 2003년 개봉작 <거울 속으로>의 시놉시스입니다. 마주 본 위치의 거울이 서로를 끝없이 비추면서 거울 속에서 만나는 낯선 나에게서 오는 공포가 일품인데요. 음산한 음악과 함께 귀신이 갑자기 튀어나와 관객을 놀라게 하던 영화와 달리 거울 속의 내가 나를 위협한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그 해 시체스 영화제에 초청되어 관객으로부터 큰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2008년에는 알렉산더 아자 감독에 의해 <미러>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되었습니다. <미러>는 <거울 속으로>를 이어 시체스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초청되기도 했습니다.

 


◎ <분신사바>와 <필선>

 

귀신과 만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보편적이고 간단한 방법인 분신사바. 그래서일까요? 분신사바와 관련된 괴담을 들으면 더 실감이 나곤 하는데요. 안병기 감독의 <분신사바>도 어딘가에서 실제로 있었을 것 같아 더 무서운 느낌이 듭니다.

 

▲사진4 영화 <분신사바> 포스터

 

▲사진5 영화 <필선> 포스터


 

<분신사바>는 안병기 감독, 김규리, 이유리 주연의 작품입니다. 안병기 감독은 한국 공포영화계의 대부답게 다른 감독이 리메이크를 하는 일반적인 형식과 다르게 중국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직접 중국버전으로 리메이크를 했는데요. 바로 <필선>입니다. '필선'은 개봉 후 중국 공포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습니다. 벌어들인 수익만 해도 약 108억 원이라고 하니 대단하죠?

 
여세를 몰아 개봉한 <필선2>는 중국 현지에서 개봉 후 7일 만에 약 90억 원을 벌어들이며 흥행가도를 달렸습니다. 특히 최근 세간을 들썩였던 연예병사 사건 때문에 덩달아 이목이 집중되어 있던 박한별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었는데요. 시리즈 공포영화의 대명사인 <여고괴담>의 헤로인이기도 했던 박한별은 모든 대사를 중국어로 소화해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어서 한국에서도 개봉했으면 좋겠네요.

 

 

◎ <장화, 홍련>과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

 

억울함을 풀고자 사또를 찾았던 자매 귀신이 나오는 전래동화로 오랜 사랑을 받았던 장화, 홍련 이야기가 김지운 감독의 공포영화로 재탄생되면서 극장가를 들썩였는데요. 주연을 맡았던 임수정과 문근영도 장화, 홍련 역할에 정말 잘 어울려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죠. <장화, 홍련>은 지난 해 미국 포털사이트 야후가 할로윈 시즌을 맞아 소개한 ‘꼭 봐야할 공포 영화 8편’ 중 2위를 차지하게도 했습니다. 흔한 소재를 진부하지 않게 풀어냄은 물론 아름다운 영상미까지 담겨있는 <장화, 홍련>. 거기에 반전까지 담았으니 과연 동양 공포영화의 대표작으로 꼽을 만 하죠?

 

 ▲사진6 영화 <장화홍련> 포스터

▲사진7 영화 <안나와 알렉스> 스틸컷


 

<장화, 홍련>은 2009년 에밀리 브라우닝, 아리엘 케벨 주연의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로 리메이크 되었습니다. 저 예산으로 제작되었던 <안나와 알렉스>는 미국에서는 10배 이상의 수익을 냈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한 달동안 약 5만 명의 관객이 영화를 찾았는데요. <안나와 알렉스>는 다른 한국 공포영화와 다르게 유난히 동양적 색채가 강했던 <장화, 홍련>의 개성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장화, 홍련> 중 호숫가에서 두 자매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위의 <안나와 알렉스> 스틸컷을 보면 왜 한국에서 원작과 달리 흥행하지 못했는지 알 것 같네요.

 
이외에도 고전 공포영화 중 하나인 <월하의 공동묘지>가 할리우드에서 3D로 리메이크된다는 이야기가 있다가 사라졌지만, 안병기 감독의 2002년 작 <폰>은 다시 안병기 감독이 카메라를 잡고 리메이크 버전으로 찾아 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폰>은 리메이크를 위해 영화진흥위원회가 시행하는 ‘2013년 국제공동제작영화 인센티브 지원작’으로 선정되어 3억 원의 지원금도 받는다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필선>이 흥행했던 것에 비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한 영화들은 대부분 원작의 성과를 따라가지 못했는데요. 아마도 같은 공포를 다루는 영화라고 하더라도 감성과 시각이 다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원작과 다른 색다른 해석과 비주얼 효과의 리메이크도 쏠쏠한 재미를 즐길 수 있는데요. 앞으로 과연 어떤 영화들이 리메이크될지 기대가 됩니다.

 

◎ 사진출처

- 사진1-7 각 영화 공식 홈페이지-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