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배트맨> 영화를 재미있게 봤는데, <배트맨>이 드라마로도 방영되고 있다고요? 게다가 원작은 만화이고, 게임으로도 제작됐다니! 하나의 콘텐츠가 여러 미디어의 경계를 넘어서 트랜스미디어가 된 것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9월 29일 금요일에 콘텐츠 스텝업 6과정으로 ‘트랜스미디어, 경계를 넘나드는 스토리텔링과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교육은 코미카의 김창민 대표와 김봉석 평론가의 강의와 토크콘서트로 구성되었는데요, 과연 그들이 말하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성공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첫 강의는 국내외 트랜스미디어 사례를 통해 스토리텔링의 전략을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웹툰 플랫폼 코미카의 김창민 대표가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사례를 소개하고 분석해 주었습니다. 트랜스미디어의 속성을 정의하고 국내 시장에서의 적용 방안에 대해 체계적인 설명이 돋보였습니다.
김창민 대표는 트랜스미디어를 정의하면서, 반복 가능한 성공은 없음을 가장 먼저 강조했습니다. 성공한 콘텐츠를 활용했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를 제작해도 종종 흥행에 실패하는 것처럼요. 즉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를 성공시키려면 훌륭한 원작이 필요할 뿐 아니라, 활용할 미디어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아야 합니다.
강의는 영화와 드라마, 웹툰 각 미디어의 제작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영화는 투자유치 후의 추가 촬영이 제작사의 부채가 되기 때문에, 제작사가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곤 한다고 합니다. 드라마 역시, 영화보다 상업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통념과 달리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웹툰은 영상 콘텐츠에 비해 제작비가 적고 독자 반응 수용이 쉬우며 수익모델이 다양한 점이 유리하다고 합니다.
국내에도 <식객>, <바람의 나라> 같은 다양한 트랜스미디어 성공 사례가 있으니 킬러 IP 제작에 힘쓴다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희망을 가져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강의 중인 코미카 김창민 대표
다음으로 김봉석 평론가가 미국의 시장 특징과 성공 콘텐츠의 전략에 대해 강의했습니다. 미국은 아이들을 겨냥한 슈퍼히어로 콘텐츠의 열기가 뜨거운데요, 이들이 마니아 층을 형성하여 콘텐츠의 수익성을 높여 준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슈퍼히어로 콘텐츠 제작사인 마블은 2000년대 이후부터는 아이언맨 시리즈를 앞세워 일반 대중에게 다가가기 쉬운 콘텐츠들을 만들어 결국 어벤져스까지 만들어낼 수 있었다네요.
이어 김봉석 평론가는 몇 가지 성공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우선, 소비자의 습관을 고려하여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고 합니다. 대중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문화가 변하므로 콘텐츠도 그에 맞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영화 자체를 위해 영화관에 갔지만 지금은 데이트 장소로 영화관을 선택하기 때문에, 영화 장르가 데이트에 맞는지가 흥행 요소라고 합니다. 또한 시리즈 콘텐츠는 다른 시리즈를 보았든 아니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하네요. 그래야 마니아와 일반 대중 모두를 잡을 수 있을 테니까요.
강의 중인 김봉석 평론가
이렇게 강의가 마무리된 후, 두 강사의 토크콘서트가 진행됐습니다. 현재 시장에서 트랜스미디어의 성공 가능성이라는 주제에 대해, 김창민 대표는 성공 가능성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성공 기반이 되는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또 다양한 콘텐츠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김봉석 평론가는 성공을 위해서 우선 개인의 창조성이 발휘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보다 오히려 한 사람의 몰두가 미디어의 성공에 더 도움이 되곤 하기 때문이죠.
그 밖에도 좋은 원작을 찾기 위해 작가 양성이 중요하다는 것, 작품 세계관의 복잡성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 한 콘텐츠가 다른 미디어로 트랜스 하는 과정에서 미디어의 제작 특징과 시장 특징, 트렌드를 고려한 작품의 재해석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두 강사는 각자의 풍부한 경험과 사례를 통해 이와 관련된 전략들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는 김창민 대표, 위근우 기자, 김봉석 평론가
토크 콘서트 후 질의응답에서는 참석자들이 구상하고 있는 콘텐츠에 대한 강사들의 조언이 이어졌습니다. 참석자들은 다양한 내용과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었는데요, 영화 개봉 전에 웹툰을 제작해 홍보 효과를 누리려는 사람, 만화나 웹툰 외에 트랜스미디어의 원작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미디어를 찾는 사람, 대형 제작사의 힘을 빌리지 않고 트랜스미디어를 제작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런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만드는 작품은 반드시 성공하게 되지 않을까요?
제작하고자 하는 콘텐츠에 대해 질문하는 참석자들
이렇게 콘텐츠 스텝업 6과정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스텝업 과정은 콘텐츠 산업 분야의 트렌드에 맞게 기획된 만큼 이번에도 많은 현업인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후로도 여러 콘텐츠 트렌드를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강의가 계속될 예정이니, 콘텐츠 현업인이라면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더 큰 성원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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