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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문화기술

예술에 관한 깊은 고찰 - 2016 광주 비엔날레 미리보기

by KOCCA 2016. 10. 20.


서늘한 가을바람이 부는 10, 사색을 즐길 수 있는 미술 전시 어떠신가요? 지난 92일 개막한 2016 광주 비엔날레를 소개합니다. 다양한 국적의 화가들이 모여 독특한 조화를 이루는 국제미술전람회 광주 비엔날레는 116일까지 계속되는데요, 이번에는 8기후대: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란 주제로 비엔날레 전시관에서 본 전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의재미술관, 무등현대미술관, 우제길미술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미테-우그로 등 여러 공간에서도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비엔날레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겠다고요? 어떤 전시를 보여주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고요? 그래서 준비한 2016 광주 비엔날레 미리보기! 비엔날레가 무엇인지, 이번 비엔날레는 어떤 작품들로 찾아왔는지,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선선한 가을날 무엇을 느낄 수 있었는지 소소하게 나눠보도록 할게요~

 


비엔날레는 격년제로 열리는 전람회 및 그 밖의 미술 행사 등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비엔날레는 이탈리아어로 격년제란 뜻인데요, 그래서 비엔날레를 격년 미술 잔치라고도 부릅니다. 한마디로 전 세계 미술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그것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죠! 무엇보다 현대 미술의 현주소와 그때의 중요한 예술 담론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예술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행사입니다. 특히 베니스 비엔날레(이탈리아), 상파울루 비엔날레(브라질), 휘트니 비엔날레(미국)는 세계 3대 비엔날레로 손꼽히며 비엔날레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말로만 듣기에는 나와 다른 그들만의 세상처럼 느껴지지만, 현재 국내에서도 비엔날레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 1995년 광주 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서울, 부산에서도 세계 미술을 엿볼 수 있는 비엔날레가 개최되었는데요, 지금도 광주, 부산, 서울 2016 비엔날레가 시작되었으니 가까운 도시로 예술을 즐기러 떠나도록 해요!

 


세계 미술 축제 비엔날레에 합류하게 된 대한민국. 그 시작은 광주 비엔날레였습니다. 1995920경계를 넘어서란 주제로 회화, 조각을 넘어서 설치 미술, 테크놀로지를 결함한 미술과 함께 대규모의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행사 기간 국내외 200만 명이 관람하여 성공적으로 첫 번째 국내 비엔날레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1997지구의 여백’, 2000+그리고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명성과 함께 현대 미술을 재정의 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현대 미술 기법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당시 사회와 사람, 미술을 어울러 메시지를 전달하는 창구 역할로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광주 비엔날레는 세계적 미술매체 아트넷(artnet)이 선정한 세계 5대 비엔날레로 선정되었는데요. 그렇다면 이번에 광주에서 선보인 예술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미리보고 즐기러 가는 게 어떨까요?

 

▲사진 1. 2016 광주 비엔날레 전시관



광주 비엔날레 이번 주제는 8기후대: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인데요. 조금 생소한 주제라서 당황하셨죠? 이는 라틴어로 상상의 세계’(mundus imaginalis)를 뜻하는데요, ‘고대 그리스 지리학자들이 찾아낸 지구상의 일곱 개의 물리적 기후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상상적 지식과 기능의 개념이라고 광주 비엔날레는 소개하고 있습니다. , 우리가 물리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기후대에서 더 나아가 현실을 벗어난 상상적 기후대를 뜻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술가들이 그 상상적 기후대 아래 사회의 변화를 먼저 예측하고, 진단하여 미래에 대한 관점과 상상력을 끌어내고자 한다밝혔습니다. 어쩌면 여기서부터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란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비엔날레 본 전시는 총 5전시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 전시실은 사회 현상과 미술의 교집합을 보여줬고, 2 전시실은 암흑 속에서 형형색색의 영상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3전시실은 관람객이 함께 참여하여 즐길 수 있는 작품들, 4 전시실은 조형의 미를 느낄 수 있는 설치 미술, 5 전시실은 암흑 속 빛과 소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각각 다른 예술을 이야기하지만 예술이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작가들의 생각들이 드러나는데요, 광주 비엔날레를 찾아가기 전! 미리 보는 2016 광주 비엔날레는 어떤 모습인지 천천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진 2. 광주 비엔날레 제 1전시실 녹두서점 모습 

현재 진행 중인 녹두 서점

1전시실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장면이 바로 전시실 안의 작은 서점인데요. 소박한 간판에 정갈하게 서적이 놓여 있는 그 곳은 도라 가르시아의 녹두서점입니다. 과거의 기억들이 보존되어 있는 곳이며 한때 금지되었던 비디오, 순정 만화책, 잡지, 슬픈 기억이 담긴 사진, 그리고 다양한 서적들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책을 살 수도 있는 서점인데요, 전시실 안 서점이 주는 독특한 감동은 직접 가봐야 더욱 자세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꼭 추천하는 녹두서점입니다.

 

▲사진 3. 광주 비엔날레 제 2전시실 거울 치료


무의식은 최고의 예술, 거울치료(Mirror Therapy)

암흑 속 빛은 또렷한 색감을 더욱 뽐냅니다. 2 전시실 수많은 영상 전시 중 빛나는 것은 한 개의 청금석이 다섯 개로 투사된 조각으로 구성된 마리에 쾰백 이워슨의 거울 치료였습니다. 실제로 제목과 같이 작가의 작품은 수족절단 장애인들을 위해 개발되었는데요, 리적인 치료법이 아니더라도 그의 작품을 바라보면 우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어 무의식의 휴식으로 치료받는 기분이 든답니다. 그래서 그 속의 나를 보고 치료된다는 의미로 거울치료가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한 번씩은 이런 무의식으로의 여행도 좋지 않을까요?

 

▲사진 4. 광주 비엔날레 제 4전시실 뺄셈 화면 모습


단순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뺄셈 화면(Subtraction Screens)

현대 미술을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내가 교과서에 낙서하는 네모, 세모, 동그라미도 큰 예술적 가치를 가진다는 미술 기준의 변화때문인데요. 특히 제 4전시실에서는 이러한 단순한 조형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호세 리옹 세릴요의 뺄셈 화면은 거대한 정사각형 세 점으로 넓은 공간을 압도하고 있었는데요. 만약 단순한 조형이 어떻게 감동을 주는지 아직 알 수 없다하시면, 꼭 보고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비엔날레는 8기후대라는 주제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무엇보다 예술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한 번 더 되짚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듣기에는 일반 사람들은 공감할 수 없는 전문적인 질문처럼 보이지만 직접 비엔날레를 관람하다보면 사회적인 문제를 작품으로 이해할 수도 있고, 아무 생각 없이 영상을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예술이 제 기능을 하고 있다 깨닫게 되는데요. 실제로 비엔날레는 여러 문제에 대해 생각 할 수 있는 미술 전시지만, 예술 작품을 보고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비엔날레를 즐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비엔날레가 광주를 대표하는 지역 문화 콘텐츠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비엔날레를 이해하는 것이 아닌 즐기는 태도가 우선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현대 미술에 거부감을 버리고, 먼저 행동하다보면 비엔날레도 동네 영화관에 가 영화를 보는 것처럼 즐거운 문화 활동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출처

표지, 사진 1~3. 본인 촬영

사진 4. 광주 비엔날레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