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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KOCCA 다락방

여행, 길 위의 콘텐츠 : 구례, 여수, 남해, 그리고 안동

by KOCCA 2016. 8. 19.

 

2016730일부터 83일까지 전라남도 구례, 여수, 경상남도 남해를 여행했습니다. 세 지역의 특색있는 지역문화콘텐츠와 전통문화의 고장이라고 불리는 경상북도 안동의 전통문화콘텐츠를 함께 소개합니다. 대도시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지역의 문화들이 길 위에 펼쳐져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지역문화가 어떻게 콘텐츠로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공간과 장소에 얽힌 이야기를 더듬어 봅니다.



- 곡전재

전라남도 구례에는 마을 한가운데에 선녀가 목욕하고 올라가다가 금환락지(금가락지)를 떨어뜨린 곳이라고 불리는 곡전재(穀田齋)가 있습니다. 곡전재 입구에서 정면으로 바라보면 금가락지 모양으로 보이지 않지만, 위에서 찍은 조감도를 보면 담을 쌓은 모양이 금가락지처럼 둥근 모양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 2. 금환락지 곡전재


풍수지리학적으로 최고의 명당을 금환락지라고 하는데 곡전재는 지리산과 섬진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습니다. 조선 후기 부호 박승림이 지은 조선후기 한옥으로 이후 이교신이 곡전재를 인수한 후 성주 이씨 문열공파 가문이 현재까지 이 건물을 지키고 있습니다곡전재 입구는 바로 곡전재의 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나 빌라, 주택의 문과는 다르게 생겼습니다. 이런 문을 솟을대문이라고 한답니다. 그리고 문 위에 있는 것은 다락방 곡노로 이곳에서 안과 밖을 내다볼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아는 다락방은 대게 집 안에 있는 것인데 곡전재의 다락방은 대문 위에 있다는 것, 그래서 대문이 2층이라는 점이 참 특이합니다.


▲ 사진 3곡전재 입구

 

곡전재는 구례군 향토문화유산 제9호로 입구를 들어서면 정원, 연못, 대나무밭, 장독대 외에 후손의 살림집과 숙박시설로 사용되는 안채, 사랑채, 서행랑채, 동행랑채, 중간채, 세심당, 아씨방 등이 있습니다. 관광객이 어떤 곳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주변 경관을 접할 수 있습니다. 방 내부는 황토나 한지로 되어 있어 하룻밤만 묵어도 건강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 사진 4. 곡전재 내부


기자는 이 중에서 가장 작고 아담한 방인 아씨방에 머물렀습니다. 밖은 전통가옥의 형태지만 안에는 에어콘, TV, 전기렌지, 에어컨 등 현대식 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었습니다. 그보다 더 멋진 것은 뒷문을 열었을 때 펼쳐져 있는 대나무 숲이었는데 청량한 기운이 몸과 마음을 감쌌습니다


사진 5. 대나무 숲


선녀가 금가락지를 떨어뜨렸다는 이야기가 있는 곡전재 곳곳은 그 반지를 찾고 싶어질 정도로 구석구석 흥미로웠습니다.


- 운조루

중요민속문화재 제8호 운조루(雲鳥樓)는 곡전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조선 영조 52년에 류이주라는 사람이 세운 곳으로 곡전재가 자형 혹은 자형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과 달리 자형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운조루는 양반집인 데다가 구름 위를 나는 새가 사는 빼어난 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궁궐처럼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고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건축미가 돋보였습니다.


사진 6. 운조루


운조루는 건축미뿐만 아니라 특이한 소장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타인능해(他人能解)’라고 불리는 나무 쌀독으로 다른 사람도 이 쌀독을 풀 수 있다라는 뜻입니다. 흉년이 들 때 굶주린 사람들이 이 쌀독에서 쌀을 퍼갈 수 있도록 했다는 인도주의적 문화유산입니다.


▲ 사진 7. 타인능해

 

운조루의 또 하나의 특징은 대문 밖에 있는 연지입니다. 곡전재에는 대문 안에 작은 연못이 있었던 반면, 운조루는 대문 밖에 더 큰 연지가 있는데 그 물이 얼마나 맑은지 아직도 거기서 설거지를 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사진 8. 운조루 앞 연지


곡전재가 숙박형활용형이라면 운조루는 관람형보존형입니다. 운조루에서도 고택스테이를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운영자의 사정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하고 기자가 갔을 때도 관람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어떤 유형이 되었건 방문자와 관람객이 얻게 되는 느낌은 다양할 것 같습니다.

곡전재와 운조루와 같은 지역문화유산은 지역의 역사적 특징을 말해줌과 동시에 우리를 과거로 이동시킵니다. 화려하거나 환상적이지는 않아도 선조의 손때가 묻은 소장품 하나하나, 공간 곳곳이 작은 콘텐츠가 되고 그것이 큰 공간형 콘텐츠를 만듭니다. 흔히 우리는 문화재를 잘 보존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운조루처럼 관람하거나 곡전재처럼 쉼터로 활용하는 것도 보존의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공간이 범접할 수 없는 근엄한 곳이 아닌 관광밀착형 콘텐츠로 나아갈 때 문화재와 지역문화콘텐츠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여수는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 이후로 꽤 유명해 진 곳입니다. 노래가 나온 지 꽤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관광객이 여수의 낮보다 여수의 밤을 찾을 정도입니다. 여수는 엄청난 오르막을 올라야 다다르는 향일암, 맵고 쌉쌀한 돌산 갓김치, 조개를 캘 수 있는 여자만 갯벌, 여수 엑스포 등 유명한 곳과 특산물이 꽤 많습니다. 그 중 기자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오동도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몹시 무더운 날 케이블카를 타고 여수 바다를 내려다본 후 어디를 갈까 하다가 근처에 오동도가 있어서 들렀습니다. 오동도는 말 그대로 섬입니다만 배를 타지 않고 약 15분 정도 방파제 길을 걸어서 도착할 수 있는 곳입니다. 걸어보니 육지와 섬을 연결한 길부터가 섬처럼 느껴졌습니다. 수많은 배가 오가는 바다와 시원한 바람, 그리고 멋진 낙조가 도보의 피곤을 가시게 했습니다.


사진 9. 오동도 앞 방파제 길에서 바라본 일몰


원래 오동도는 동백꽃이 유명하지만, 여름에 방문한 이유로 아쉽게도 동백꽃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조성된 길과 상록수로 뒤덮인 오동도는 마치 동네를 산책하듯 편안했습니다. 힘들 때는 중간중간에 있는 벤치에서 쉬어 갈 수도 있습니다.


▲ 사진 10. 오동도 길

가다가 제법 긴 내리막 계단을 만나게 됩니다. 따라 내려가다 보면 용굴이 나타납니다. 이 용굴에는 전설이 하나 있는데 여수시 연등동 연등천에 오동도 용굴과 통한다는 또 다른 용굴이 있었습니다. 비가 오면, 오동도에 사는 용이 지하통로를 이용하여 연등천의 용굴로 와서 빗물을 먹고 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용굴을 막은 후부터는 오동도 바다에서 새벽 2시경이 되면 자산공원 등대 밑에 바다로 흘러내리는 샘터로 오동도 용굴에서 용이 이동하였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파다고 일고 바닷물이 갈라지는 소리가 밤하늘에 메아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왔습니다(참고 디지털여수문화대전 : http://bit.ly/2b2RiR6)


사진 11. 용굴 내려가는 길(왼쪽)용굴(오른쪽)


용굴은 긴 내리막 계단을 내려온 다음 울퉁불퉁한 기암절벽에 서야만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관광객이 그곳에서 용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기자는 보기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려 계단 끝에서만 봤습니다. 어디서 보더라도 사진 11에서 보는 것과 같이 금방이라도 용이 튀어나올 것 같았습니다. 용굴은 오동도의 클라이맥스 같았습니다. 완만한 길을 걷다가 갑자기 험한 길을 따라 무시무시한 절벽을 만나고 거대한 용과 대면하게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다시 올라와서 섬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평지를 만나게 됩니다. 그곳에는 시원한 음악분수가 있어서 땀을 식혀줬습니다.


▲ 사진 12. 오동도 음악분수

오동도는 조셈 캠벨의 영웅의 12단계처럼 소명을 받은 주인공이 온갖 위협에 처하게 되고 그것을 극복하여 목표를 달성하는 것처럼 방문객이 유사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기---결이 뚜렷한 문학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이처럼 오동도는 해, 바람, , 전설, 분수를 담은 길이 빚어낸 도서문화콘텐츠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무미건조한 곳보다 예쁘고 따뜻하고 감성이 흐르는 곳에서 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술적인 삶을 지향합니다. , 예술로 둘러싸인 곳, 예술이 마을이 된 곳에서 살고 싶어 합니다. 이러한 보편적인 정서를 구현한 곳이 보물섬이라고 불리는 남해에 조성된 원예예술촌입니다.


사진 13. 원예예술촌 입구


아름다운 정원과 집, 꽃과 나무 외에 카페, 레스토랑, 가게 등도 있어 다소 상업적인 곳이긴 하지만 천천히 걸으며 힐링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원예예술촌은 공동정원, 1 마을, 2 마을, 3 마을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을 만큼 영역별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부드러운 동선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여수 오동도처럼 오르막, 내리막, 평지가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서 한여름에 거닐기에는 다소 힘들기도 합니다만 곳곳에 있는 예쁜 건축물들과 식물, 그리고 쉼터가 더위를 식혀줍니다.


▲ 사진 14. 원예예술촌 쉼터


마을에는 화정(和庭)’이라고 하는 일본풍 주택과 정원을 시작으로 프랑스풍 정원을 선보이고 있는 프렌치 가든 카페(French Garden Cafe)’, 핀란드풍 주택 핀란디아’, ‘꽃섬나드리’, 일본풍 ..’, 뉴질랜드풍 라일락하우스’, 영국풍의 와일드 가든등의 건축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사진 15. 원예예술촌 제마을의  화정(왼쪽), 프렌치 가든 카페(가운데), ..(오른쪽)


1 마을에서 제2 마을로 넘어가는 곳에 유명한 유자아이스크림 집이 있습니다. 내리쬐는 햇볕과 바람 한 점 없는 날씨 때문에 다니기 정말 힘들었는데 남해특산물인 유자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한 컵 먹으니 다시 힘이 솟을 정도로 시원하고 상큼했습니다. 노란 유자아이스크림의 싱그러움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 가게 주변도 아기자기 예쁜 꽃들로 장식되어 있어 입과 눈이 모두 즐거운 한때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사진 16. 유자아이스크림


2 마을에는 미국풍의 산소하우스’, 이탈리아풍의 자스민하우스벨라하우스’, 지중해풍 카페 린궁’, 스페인풍의 까사 K’, 그리고 펜션 석부작등이 이국적인 모습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사진 17. 산소하우스(왼쪽), 린궁(가운데), 까사 K(오른쪽)

 

3 마을에는 오스트리아풍의 비엔나’, ‘목장의 아침’, 네덜란드풍의 풍차이야기’, 독일식 브레멘하우스’, ‘풀꽃지붕’, 스위스풍의 알핀로제’, 멕시코풍의 멕시칸세이지’, ‘은목서향원등이 있습니다.


▲ 사진 18. 풍차이야기(왼쪽), 브레멘하우스(오른쪽)


공동정원은 장미가든, 유리온실, 벚꽃길, 매화길, 레이보우가든, 레이디스가든, 러브송가든 등으로 다양한 꽃들이 있는 길이나 조형물들이 있는 입구와 출구부분에 있습니다. , 여름, 가을에는 계절별 꽃들과 단풍을 볼 수 있고, 겨울에는 눈꽃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공동정원의 끝 부분인 레이디스가든에 다다르니 남해원예예술촌은 입구와 출구가 수미상관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문학적 구조를 차용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19. 입구 근처(왼쪽), 레이디스가든(가운데), 러브송가든(오른쪽)


‘House&Garden’을 테마로 하여 총 21개 나라별 테마 정원과 10개의 공공정원을 통해 원예가 예술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곳에 있는 집들이 단지 구경만 하는 곳이 아니라 실제 원예인들이 거주하거나 펜션, 카페, 레스토랑으로 이용되고 있어서 박제된 건축이나 조형물로 가득한 곳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있는 곳이어서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시간을 내어 남해원예예술촌에서 잠시 쉬어 가보는 건 어떨까요?

 


안동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의 고장입니다. 안동시 안에만 317점의 문화재(국가지정 문화재 92, 도 지정문화재 225)가 있습니다. 하여 경북 안동에 들 때면 누구나 점잖은 선비의 마음이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안동의 전통문화가 엄숙만을 요구하는 건 아닙니다. 최근엔 전통문화에 재미 요소를 입히려는 노력이 활발합니다. 퓨전 탈춤 공연 하이마스크(Hi Mask)’, 옛 한옥에서 놀고 잠드는 고택 체험 등이 대표적입니다. 힘을 빼고 즐길 수 있는 안동의 신흥 문화 콘텐츠입니다.

사진 20. 세계의 탈을 테마로 한 퓨전 탈춤 공연 '하이마스크'. 안동의 전통문화를 쉽게 즐길 수 있는 공연 관광상품. 300년 역사의 묵계서원(사진 속 고건물), 


-서원, 아이들 문화 공간으로 변신

안동시 길안면에 300년 역사의 묵계서원(경북 민속문화재 19)이 있습니다. 조선 전기의 문신 김계행(1431~1517)을 봉향하는 서원으로 1687(숙종 13) 세워졌습니다. 이곳에서 선비들이 대대로 제사를 지내고 학문을 닦았습니다. 묵계서원은 한동안 빈집이었는데 지금도 1년에 한 번 향사(享祀)를 치를 때가 아니면 인적이 드물다고 합니다. 관광객도 묵계서원은 잘 찾지 않는다고 합니다.


▲ 사진 21. 만휴정. 묵계서원에서 걸어서 20분 거리


적막한 묵계서원에 요즘 다시 사람이 들고 있습니다. 경북미래문화재단이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벌이는 문화 행사 꼬마 도령의 놀이터 묵계서원덕분입니다. 옛날 의복 체험하기, 민요 배우기, 천자문 퀴즈, 탈 만들기, 탈춤 배우기 등이 주요 프로그램입니다. 묵계서원 인근 계곡에 있는 정자 만휴정(경북 문화재자료 173)에 올라 경치도 즐깁니다. 지난 3월 시작됐는데, 유치원·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월간 행사는 이미 12월까지 예약이 끝났을 만큼 반응이 좋습니다. 


▲ 사진 22. 아이들이 묵계서원 입교당에서 탈 모양의 목걸이를 만들고 있다.




프로그램 가운데 독특한 공연인 세계의 탈을 테마로 한 하이마스크(Hi Mask)’입니다. 넌버벌(non-verbal) 공연으로 대사는 없지만 눈이 즐겁습니다. 한국의 하회탈, 남미의 디아블로, 북유럽의 크람푸스, 티베트의 참 등 각 나라의 탈을 뜬 배우들이 신명나게 춤판을 벌입니다. 현대적 요소를 가미한 퓨전 탈춤입니다. 이를테면 하회탈 캐릭터와 일본의 여우 가면 캐릭터가 커플 댄스를 선보이고 브레이크 댄스도 춥니다.

▲ 사진 23. 유교랜드에서 볼 수 있는 하이마스크 공연


그런데 왜 탈춤일까요? 안동을 대표하는 전통문화 콘텐츠가 탈춤입니다. 안동은 하회탈(국보 121)과 하회별신굿탈놀이(국가무형문화재 69)의 고장입니다. 매년 가을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도 열립니다. 세계 각국의 탈놀이가 이 축제에 모입니다. 하이마스크는 지난해 이 축제 개막공연에 오르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발길 끊긴 서원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가장 신명나는 공연 문화를 이식한 셈입니다.하이마스크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경북미래문화재단이 약 6억원을 투자한 공연으로 원래 무대는 안동문화관광단지 내 유교랜드 공연장입니다. 유교랜드에서는 서원에서 볼 수 없는 마술 쇼와 조명도 볼 수 있습니다. 유교랜드 안에 세계 탈 전시관이 있습니다. 하회탈부터 아이언맨 같은 히어로 마스크까지 탈 약 200점이 전시돼 있습니다.


사진 24. 유교랜드의 세계 탈 전시관


 -고택에서 놀다

경북도청 인근의 가일마을에도 문화콘텐츠를 통해 되살아난 고택이 있습니다. 가일마을은 안동 권씨 가문이 약 500년간 대를 이어 살아온 집성촌으로 이 마을 한가운데 고택 체험을 할 수 있는 수곡고택(중요민속문화재 176)이 있습니다. 1792년에 세워져 조선시대 양반집의 면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집입니다. 솟을대문을 지나면 너른 앞마당과 자형 사랑채가 펼쳐지고, 그 뒤로 자형의 안채가 들어앉아 있습니다. 별당채인 일지재(一枝齋)와 사당도 갖췄습니다.


사진 25. 고택 체험이 가능한 안동 수곡고택


이 양반집은 1960년대 이후로 사람이 살지 않았습니다. 이 빈집을 경북미래문화재단이 2010년부터 고택 체험 숙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도 체험 프로그램이 있는데 가훈 족자 만들기, 민화 배우기, 마을 나들이, 마을 사진 콘테스트 등입니다. 내부 수리가 끝나면 수곡고택 마당에서 클래식 음악회도 하고, 하이마스크 공연도 올릴 참입니다. 권두현(51) 경북미래문화재단 상임이사는 묵계서원·수곡고택 등 문화재를 빈집으로 둘 것이 아니라 체험 교육의 장으로, 나아가 문화공간으로 부활시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수곡고택 체험은 고택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12일 일정으로 구성됩니다. 집안의 최고 어르신이 머물던 모방, 가장이 쓰던 안방, 갓 혼인을 마친 부부가 초야를 치르던 상방이 객실 노릇을 합니다. 수곡고택 소유주 권대송(76)씨는 큰집을 혼자 감당할 수 없어 나와 산 지 오래다. 문화재라도 집은 사람이 살아야 집다워진다. 고택에 묵는 손님이 고맙고 대견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26. 고택 체험이 가능한 안동 수곡고택


가일마을에는 수곡고택 말고도 권성백고택(중요민속문화재 202남천고택(경북 문화재자료 324병곡종택(경북 민속문화재 138) 등 유서 깊은 한옥이 수두룩합니다. 저마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있어 카메라에 담는 재미도 큽니다. 마땅한 편의시설은 없지만, 하회마을에 비하면 한가로이 민속마을을 누빌 수 있습니다. 운이 닿으면 마을 어르신으로부터 마을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습니다.


사진 27. 가일마을 권성백고택


명성 자자한 하회마을은 가일마을에서 자동차로 불과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류성룡(1542~1607)의 생가인 충효당(보물 414), 만송정 숲(천연기념물 473), 하회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부용대 등 둘러볼 곳이 많습니다. 마을 앞 탈놀이 전수회관에서 하회별신굿탈놀이 무료 상설공연이 수···일요일 오후 2시마다 열립니다.


사진 28. 부용대 정상에서 본 하회마을 전경


(참고:중앙일보·한국콘텐츠진흥원 공동기획 여행은 콘텐츠다 안동 민속문화 체험 http:// news.joins.com/article/20182374)


이상으로 구례, 여수, 남원, 그리고 안동에 있는 길 위의 콘텐츠를 만나봤습니다. 역사적인 건축물, 자연적으로 조성된 섬, 인공적으로 가꿔진 마을, 고택으로 사용되는 서원 등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여러 곳을 돌아보니 단순히 구경을 한다는 생각보다는 무엇이 그 지역을 지역답게 하는가?, 지역의 정체성 형성에 이러한 것들이 기여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대도시에서 볼 수 없는 각 지역만의 고유한 문화콘텐츠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지요. 또한, 이러한 곳에서 잠시 쉬거나 숙박을 하거나 특이한 것을 먹거나 많이 걸어보고, 특정 장소에 얽힌 전설도 들어보면서 여행이 눈요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여가를 여유롭게 하는 여유 밀착형 콘텐츠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어디든 고고씽 해요.

 


사진 출처

    사진 1, 3, 5, 6, 8, 9, 13~19 본인촬영

사진 2. 자유여행자님 블로그 http://blog.naver.com/yenyo/220703815955

사진 4, 10.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진 7. 운조루 공식 홈페이지

사진 11, 12. 오동도 공식 홈페이지

사진 20~28.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장소 : 구례 곡전재, 구례 운조루, 여수 오동도, 남해원예예술촌, 안동 묵계서원유교랜드수곡고택권성백고택하회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