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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히어로는 없다? : 개봉작 <캡틴아메리카: 시빌워>를 통해 알아본 우리가 원하는 영웅!

by KOCCA 2016. 5. 16.




2016324, 세기의 대결이 시작되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친근한 영웅, 배트맨과 슈퍼맨이 목숨을 건 대결을 펼쳤는데요.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이 국내에 개봉되었습니다. 개봉하기 1년 전부터 제작 소식을 듣고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그때는 막연하게 저들이 왜 싸우지?’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일단 가장 센 영웅 대 영웅이 싸우니 이목을 끌기 좋았습니다. 어렸을 땐 가끔 슈퍼맨하고 배트맨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우스갯소리를 했었는데요. 그리고 지난 27, 디시코믹스의 슈퍼맨 대 배트맨을 능가하는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바로 팀 캡틴팀 아이언의 대결입니다. 지금까지 끈끈한 우정을 자랑했던 어벤져스 팀이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 맨을 필두로 충돌했습니다. 그들의 첨예한 갈등과 대결을 영화 <캡틴아메리카: 시빌워>(이하 시빌워’)를 통해 보여주겠다고 합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사진1) / 시빌 워 (사진2)


이처럼 최근에는 뚜렷한 선과 악의 구도보다, 완전한 이라고 믿었던 영역에서 대립과 갈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영웅들은 싸우게 되는 걸까요. 우리는 싸우는 영웅들에게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요?

 

▲ 배트맨 대 슈퍼맨 (사진3)



아마 영화를 보기 전 관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도대체 그들은 왜 싸우는 걸까요. 맥락상 <배트맨 대 슈퍼맨><시빌워>는 갈등의 원인이 유사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갈등의 시작은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과연 모두가 그들을 영웅으로 바라볼 것인가’. 배트맨은 슈퍼맨이 시민들을 위협하는 위험한 인물이라 간주하고 그를 막기위해 싸우게 됩니다. 슈퍼맨과 조드 장군의 전투로 인해 매트로폴리스가 파괴되고, 배트맨의 회사 직원들과 다른 시민들이 피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동료가 다리를 잃고, 많은 시민들이 위험해진 것을 느낀 배트맨은 슈퍼맨을 위험한 인물로 생각하고 그와 맞서는 또 다른 히어로가 됩니다. 히어로 슈퍼맨의 상대편이 악당이 아닌 히어로 배트맨이 된 것이죠. 우리가 히어로 영화를 보면서 무관심하게 흘려보낸 그 도시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피해를 봤다는 것입니다. 만약 현실 속에서 영웅이 등장한다면 이러한 문제가 필연적으로 생길 것 같네요.


▲ 시빌워 (사진4)


<시빌워>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시빌워>에서는 이미 나온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희생당한 시민들의 영웅에 대한 원망심이 드러났습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소코비아에서 벌어졌던 전투로 인한 피해를 이번 시리즈에서 보여주며 싸움에 대한 의문점에 개연성과 설득력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다시 한 번 완다의 염력으로 무고한 시민이 희생되자 정부는 UN 아래 어벤져스를 통제할 수 있는 초인 등록제를 체결합니다. 여기서 그들의 통제 아래 전투에 임해야 한다는 팀 아이언과 자유롭게 활동을 해야 한다는 팀 캡틴으로 어벤져스는 나뉘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어김없이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시빌워><배트맨 대 슈퍼맨>은 공통적으로 영웅들의 전쟁의 씨앗이 무고한 시민의 희생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믿어왔던 영원한 영웅, 누구나 필요할 때 찾을 수 있는 영웅의 이미지가 현실 속에 개입되면서 무너지게 된 것입니다. 말 그대로 영원한 영웅은 없는 것이죠. 지금까지 우리가 믿어왔던 히어로 영화의 공식을 깨트리면서 두 영화는 관객들을 사로잡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콘텐츠를 진행하는데 개연성의 문제로 <배트맨 대 슈퍼맨>은 관객들의 외면을 받으며 혹평으로 끝났습니다. 이와 다르게 이틀 전 개봉한 <시빌워>는 국내 100만명을 단 이틀 만에 사로잡아 주가를 올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믿고 의지했던 영웅들이기에, 이들의 싸움을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더한 노력이 필요했나 봅니다. 아마 <시빌워>는 앞서 말했던 초인 등록제를 둘러싼 갈등뿐만 아니라 다른 개인적인 요인이 섞여 영웅들 간의 갈등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공감했을 지도 모릅니다. 이제 영웅의 모습은 달라졌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원망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항상 선량한 인물은 아닌 것입니다. 어쩌면 완전한 선이 아니고, 악이 아닌 자신과 영웅들의 유사점을 보고 더욱 공감할 수 있겠죠.

 

▲ 기억 (사진 5) / 뿌리깊은나무 (사진6)



최근 국내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신적으로 선량한 인물보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물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항상 착하고 용서할 줄 아는 인물은 실제로 그러기 쉽지 않은 일반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물을 그리는데요,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기억> 속 주인공 박태석은 본래 돈 많은 기업의 비리를 감추는 변호사였지만, 하나의 계기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무관심하고 무뚝뚝했던 아빠에서 아무리 일이 많아도 아이들을 챙기는 슈퍼 아빠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착한 것도, 나빴던 것도 아닙니다. 관객은 인물을 보며 지속적으로 미워할 수도 없고, 응원할 수도 없죠. 자신의 입장 차이에 따라 때론 영웅이, 악당이 되기 때문이죠.

 

2011년 하반기에 방영했던 SBS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속 세종대왕 이도역시 우리가 알던 영웅 세종대왕과 다른 모습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인자하고 온화한 성격의 세종이 아닌, 욕설을 내뱉고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면모 역시 가지고 있는 왕의 모습을 그렸죠.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 영웅은 항상 선량하여 선망의 대상이었던 그들에서 나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며 나도 영웅일 수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영웅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배트맨 대 슈퍼맨><시빌워>에서 보여줬듯이 이제 영웅의 적은 악당이 아니라 어떤 상황 속에서 대립관계에 있는 또 다른 영웅인 것이죠. 영원히 선을 위하는 영웅은 없다. 뭔가 씁쓸하지만 누군가를 위해 악이 될 수도 있는 우리네 사는 동네 같기에 더욱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영웅들입니다.

 

영원한 히어로는 없다?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시각일 뿐 영웅은 영웅입니다. 조금더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올 뿐이죠. 한번 영웅은 영원하다!

 


그림출처

사진1,3 네이버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표지사진 및 사진 2,4 네이버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사진 5,6 나무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