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디에 사시나요? 다양한 지역에서 이 글을 읽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사는 곳은 저마다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그 지역 나름의 특색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하다못해 우리 집 가풍과 친구네 집 가풍이 다른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가 타지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그 지역의 새로운 색깔을 몸소 체험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사는 곳과 방문한 곳의 문화를 비교해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살고 있는 곳의 모든 면모를 알고 계신가요? 문득 이런 질문을 마주하면 대답하기 애매합니다. 너무 익숙한 나머지 특징을 파악하는데 무뎌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익숙한 자기 지역의 문화를 새롭게 접하기 위해 지역콘텐츠를 이용합니다. 지역방송이 대표적입니다. 지역방송이 송출하는 지역의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는 결속감과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는 합니다.
여기 두 명의 방랑시인들이 있습니다. 방송에 나와 강원도 이곳저곳을 시청자들에게 알리는 게 이들의 역할입니다. 도민들도 몰랐던 강원도의 모습을 재치 있게 그려내는 두 남자는 평소에는 감미로운 목소리와 멜로디로 청자를 사로잡는 밴드로 활동합니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음악 하는 사람들은 서울에서 활동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강원도를 활동기반으로 삼는다는 점입니다. 강원도에서 일어나 강원도 이모저모를 알리며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의 자유를 모두 선사하는 두 남자입니다. ‘모던다락방’의 정병걸, 김윤철 씨를 만나고 왔습니다.
Q1. 안녕하세요! 먼저 모던다락방에 대해 소개해주셨으면 합니다.
A. 모던다락방은 2인조 밴드이고, 2013년 6월 26일에 결성을 해서 2013년 12월 30일에 첫 싱글 앨범을 발매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첫 싱글 ‘모던다락방’이 발매되고 일주일 후에 멜론 인디차트 1위하게 되면서 저희들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그 이후 4장의 디지털싱글을 내며 활동 중입니다.
Q2. 보통 인디밴드하면 홍대 (홍익대학교 입구)를 떠올리는데, 강원도 춘천에 자리 잡은 이유가 있나요?
A. 일단 이 질문을 많이 받아요. 왜 홍대를 안 가는지. 홍대는 이미 레드오션입니다. 춘천에 있으면 일단 방값을 아낄 수 있고, 춘천이 서울에서 그리 먼 곳도 아니죠. 꼭 가야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저희는 홍대 뮤지션보다 더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작업실, 연습실, 집 다 있으니까요. 또 춘천에 자리 잡으려 생각한 것도 아닙니다. 둘 다 춘천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꼭 홍대를 가야 음악 한다는 생각도 별로 없었어요.
▲사진1. 모던다락방이 출연하는 G1강원민방의 ‘오감충전 G1이 좋다’ 중 일부
Q3. 두 분은 현재 G1강원민방의 ‘오감충전 G1이 좋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셔서 강원 지역의 보고 즐길 거리와 먹을거리를 소개하고 계십니다. 음악방송도 아닌 여행방송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정병걸 (이하 ‘정’): 실질적인 계기는 라디오 방송을 나간 일이었어요. 방송국에서 1일 DJ를 구하고 있었는데, 로고송을 만들어준다는 미끼를 던져 1일 DJ를 하게 되었죠. 그 때 작가님이 저희를 좋게 봐줬고, 방송 개편 때 고정게스트가 되었어요. 그렇게 라디오를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같은 방송사에서 하고 있었는데, 저희를 추천해준 작가님이 결혼을 하셔서 축가를 부르러 갔습니다. 축가를 부른 후에 ‘오감충전 G1이 좋다’ 팀에서 ‘우리도 개편하는데 이런 취지의 프로를 맡을 생각 없냐.’는 권유를 받았어요. 그렇게 지금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었죠.
김윤철 (이하 ‘김’): 계기라고 한다면, 재밌을 것 같아서 시작했죠. 여행 다니고 먹을거리도 먹고 좋은 곳도 보고 다닌다고 하니까요. 재밌을 것 같았어요. 잘 모르는, 처음 해보는 경험이니까 궁금하기도 했고 저희를 시청자분들께 홍보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해서 시작했습니다.
Q4. 방송 촬영지 중 가장 특별했던 곳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김: 방송 중에 외할머니 댁에 간 적이 있어요. 화천군 편이었는데, (병걸)형이랑 같이 요리를 해서 할머니와 할머니 친구 분들께 대접한 기억이 특별합니다.
정: 첫 번째 촬영한 곳이 남이섬이었어요. 한겨울 그 곳에서 버스킹을 했는데, 얼어 죽는 줄 알았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또, 여러 꿈 중에 카레이서가 되는 꿈이 있었는데, 인제군 촬영 때 경기장을 체험해 볼 기회가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남네요.
Q5. 다음번에 촬영하러 가고 싶은 지역이 있으신가요?
A. 김: 강원도 방송이니 강원도를 가는데, 도내 모든 도시를 갔어요. 그래서 콕 집어 어디를 가고 싶다는 생각은 없지만, 가까운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정: 딱 정해진 장소는 없지만, 도내 음악페스티벌을 나가서 공연하는 영상을 찍어보았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정식으로 음악 페스티벌에 참여해서 공연하는 과정을 촬영하면 재미있지 않을까요? 물론 저희가 페스티벌에 나갈 수 있어야죠.
▲영상1. 모던다락방의 데뷔곡 ‘첫사랑’
Q6. 모던다락방의 음악은 담백하다는 느낌을 줘서 저는 주로 머릿속을 정리하고 싶을 때 듣고 있습니다. 모던다락방이 지향하는 음악은 청자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 음악인가요?
A. 김: 편안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음악. 듣고 나면 여운이 남아서 또 듣고 싶은 음악이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정: 오래들을 수 있는 음악이었으면 좋겠어요. 오래 가고. 오래 기억될 수 있는 음악?
Q7. 모던다락방은 미니앨범만 발매하고 있습니다. 혹시 정규앨범에 대한 계획은 있으신가요?
A. 김: 지금까지 디지털 싱글 앨범만 냈는데, 정규를 안 내려고 한 것은 아니에요. 일단 싱글로 활동을 조금씩 차근차근 해 나가기 위해 싱글로 앨범을 냈었고, 요즘은 정규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어떻게, 어떤 이야기를 담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는 중입니다. 이런 논의가 어느 정도 끝나면 구체적으로 작업을 시작하고 계획을 세우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지금은 아주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습니다. 하지만 정규앨범을 내고는 싶어요.
▲사진2. ‘모던다락방’의 정병걸 님
Q8. 정병걸님은 이전에 철가방 프로젝트라는 밴드의 일원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모던 다락방에서는 이전 밴드와 비교했을 때 어떤 점에서 음악적 차이를 두시나요?
A. 정: 철가방 프로젝트라는 팀에서는 철저하게 사이드 맨, 베이시스트였습니다. 노래도 직접 부른 것은 한 곡 정도? 베이스 기타라는 포지션 역할만 충실히 했어요. 또 철가방 프로젝트라는 팀에서는 팀원 형들이 추구하는 음악인 순수한 색깔, 즉 순수 예술적인 음악들을 했습니다. 지금은 윤철씨와 함께 저희가 표현하고 싶은 얘기들, 노래들, 멜로디들을 편곡까지 다 함께 하면서 음악을 하고 있어요. 전에는 뒷받침하는 역할이었으면 지금은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역할이죠. 2인 기업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더 표현하고 싶은 음악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밴드가 모던다락방이에요. 우리 보컬 목소리도 좋고.
▲사진3. ‘모던다락방’의 김윤철 님
Q9. 김윤철님은 모던다락방이 첫 음악적 행보이신 것 같은데, 팀에 합류하게 된 일화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김: 사실 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어요. 그래서 음악을 업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는 않았던 사람이었죠. 그러나 전역 하는 날 집에 들어와 아파트 통로에 딱 섰을 때, 내가 아무 생각도 없이 걷다보니 집에 도착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 ‘내가 여기에 사니까 이게 너무 익숙하구나.’싶었어요. 생각하지 않아도 익숙한 곳에 사니까 몸이 편하게 알아서 잘 움직이는걸 보니 전역하고서도 이전과 똑같은 삶을 살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음악을 해봐야겠다는 개인적인 결심을 했습니다. 이렇게 안 하면 똑같이 살 것 같아서요. 요즘에도 이런 것에 대한 생각을 해봤어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기로 결심 했을 때도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되자는 것은 아니었고, 그랬기 때문에 그냥 음악을 하는 것도 일종의 복지라고 생각해요.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미로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한 것인데, 지금 저희의 음악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음악을 하는 것이 복지인 것이죠. 이런 점에서 봤을 때 음악을 시작한 게 잘한 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Q10. 지역의 콘텐츠 제작자로서 지역 콘텐츠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김: 저희가 지역색을 드러내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지역의 냄새가 묻을 것 같기는 해요.
정: 강원도 남자의 순박함?
기자: 뭔가 되게 담백하다는?
김: 알게 모르게 나올 것 같기는 한데, 글쎄요 이게 뭐 간접적으로 그 지역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우리가 만약 그 색이 묻어난다면 우리를 통해 그 느낌을 전할 수 있는 거고요. 정선아리랑을 들으면 ‘정선은 이렇겠구나.’ 라고 하는 것처럼 만약 우리의 콘텐츠가 그런 색이 묻어난다면 우리를 통해 다른 사람들은 간접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닭갈비 냄새도 좀 나고.
정: 화려하지 않고 진솔한 느낌? 동네 형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인 것 같아요. 사실 요즘에는 지역 콘텐츠가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추세이니, 묻어난다는 표현이 좋은 것 같습니다.
▲사진4. 모던다락방과 한림대학교 학생들이 함께 만든 뮤직비디오 중 일부
Q11. 두 분은 전에 춘천의 한 대학교와 콜라보레이션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드신 적이 있으시죠. 앞으로 강원 지역 내 기관이나 단체, 지역과 함께 추진하고 싶으신 일이 더 있으신가요?
A. 김: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 해보자면, 지역 뮤지션들과의 페스티벌이나 강원도 평창올림픽 홍보대사 등이요. 얼마나 좋습니까? 강원도 뮤지션으로서.
정: 해야죠. 홍보대사.
김: 그런 일 시켜만 주신다면 무슨 일이든지 좋지 않을까 싶네요. 닭갈비 축제 노래를 만들 수도 있는 거고, 새 도지사님 취임하실 때 공연할 수도 있는 거고. 개인적으로는 학교랑 연관된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모교요. 모교에서 불러준다면 더 기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모교에서 축제 공연도 하고 싶고요. 학교 졸업자로서 후배들과 뮤직비디오 만든 게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언제든지 비슷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정: 공연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공무원이건 학생들이건. 전에 토크콘서트를 했을 때 세 곡 불렀는데 38분이나 지나있었어요. 그 정도로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하니 서로 자주 만나고 소통하는 시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Q12. 마지막으로 모던다락방의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팬 분들과 두 분의 방송으로 강원지역의 여행정보를 얻으시는 시청자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여행정보 얻으시는 시청자분들께 먼저 말씀드리면, 강원도에 평생을 살았지만 갈 곳도 정말 많고 볼 곳도 많고 먹을 것도 많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유튜브에 방송 다 업로드 되어있으니 정주행 하시면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강원도는 같은 장소라도 계절의 변화가 굉장히 뚜렷하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서 한 번 씩 가보시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 팬 분들께 한 말씀 드리자면, 저희도 꾸준히 할 테니 꾸준히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팬들이 좋아해주시는 만큼 두려움도 그만큼 커집니다. 이 사람이 떠나지 않을까. 연애하는 것과 똑같아요. 나를 좋아해줘서 고맙지만 떠날까봐 불안하니까요. 못 떠나시게 좋은 음악 만들 테니까 꾸준히 좋아해주길 바라고 언제든지 우리는 열려있기에 소통을 시도해주신다면 언제든 화답하겠습니다. 팬 여러분 사랑합니다!♡
지역콘텐츠의 가치는 매우 높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사는 지역에 애착이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지역의 속속 들이까지는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자신의 생활반경 근처의 일에만 익숙한 것이지, 사실은 동네를 벗어나는 순간부터 ‘안다’고 말하기 무안할 정도로 환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남들이 보기에는 독특한 것도 늘 보다 보니 익숙해서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기도 합니다. 이는 결국 자기 지역에 대한 무관심을 낳습니다. 그래서 지역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지역 곳곳에 숨겨진 명소나 이야기를 발굴해내어 지역주민은 물론이고 관광목적으로 방문한 외지인들에게도 알려주는 역할을 지역콘텐츠가 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지역콘텐츠를 즐기며 자신이 사는 곳의 몰랐던 면모를 알고 지역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지역콘텐츠의 의의입니다.
재미있어서 시작했다는 모던다락방의 일은 사실 매우 가치 높은 일입니다. 두 남자가 흥미롭게 지역을 소개시켜주기에 강원 지역 사람들은 강원도의 소중함을 상기합니다. 또한 지역 특색이 묻어나는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역할도 합니다. 다른 지역에도 분명 이들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다만 유의 깊게 봐주지 않아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할 뿐입니다. 이들은 오늘도 지역주민들과 타지에서 방문한 사람들에게 지역을 알리고, 그들이 사는 곳에 대한 애정을 높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지금이라도 지역의 콘텐츠 제작자와 업체에 관심을 가져줍시다. 그들의 노력이 허무하게 끝나지 않게 말이죠.
ⓒ사진출처
-표지 직접촬영
-사진1 G1강원민방 <오감충전 G1이 좋다>
-사진2,3 직접촬영
-사진4 한림대학교 공식 Youtube 채널
ⓒ영상출처
-모던다락방 공식 Youtube 채널
'상상발전소 > 음악 패션 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년 인디씬, 우리 곁을 떠난 밴드와 공연장을 추억하다 (0) | 2015.12.31 |
---|---|
연말을 장식할 특별한 하루 - 2015년 연말 콘서트 추천! (0) | 2015.12.24 |
차세대 K-POP 주자, 2015년 올해의 K-POP 루키 (0) | 2015.12.18 |
까까까까까까까까, 세계는 지금, EDM 열풍! (1) | 2015.12.10 |
OST 작곡가들을 찾아서 (0) | 2015.09.16 |
청춘이 만들고 청춘이 공감한 <마이 리얼 콘서트> 옥상달빛의 <희한한 나이, 28> (1) | 2015.09.14 |
넌버벌 퍼포먼스 <점프>, 해외 시장으로 점프하다 (0) | 2015.09.03 |
인디팝 듀오 <일렉스틱>이 말하는 버스킹의 빛과 그늘 (1) | 2015.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