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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KOCCA 행사

디자인은 생활이다! - '2014 서울디자인페스티벌'

by KOCCA 2014. 12. 3.



콘텐츠를 표현하는 데에서 디자인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콘텐츠와 관련된 새로운 문화기술이나 연구 분야가 개척되는 요즈음, 눈에 보이지 않는 내용(콘텐츠)이나 감성을 소비자가 가장 먼저 인식하고 첫인상을 부여하는 것은 디자인이 수행하는 역할 중 하나입니다. 즉 디자인은 단순히 제품을 포장하는 겉모양 이상으로, 콘텐츠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콘텐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돕는 매개가 되고 있습니다. 마셜 맥루한(Marshall McLuhan)은 1967년에 이미 '미디어는 마사지다'라는 발언을 함으로써 우리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언급하였습니다. 오늘날 더 커진 디자인의 중요성은 절대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영상1 서울디자인페스티벌 프로모션 영상


 

우리나라의 디자인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2002년 (주)디자인하우스에 의해 시작된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규모가 점점 커졌고, 올해 '2014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역시 디자인에 관심 있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습니다. 이번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균형 잡힌 삶을 위한 건강한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11월 26일에서 30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는데요.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디자인경영을 실천하는 브랜드의 홍보뿐 아니라 한국, 네덜란드 등 다양한 국가의 디자인 콘텐츠를 소개하고 신예 디자이너나 대학생들의 디자인을 알리는 등 콘텐츠 제작자, 소비자 및 브랜드들 모두에게 흥미로운 콘텐츠가 가득했습니다. 지금부터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열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사진1, 2 '네이버 웹툰' 의 전시 부스(좌)  네이버웹툰 '프리드로우' 저자 사인회(우)

 


입장하고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것은 한 번쯤은 보셨을 네이버 웹툰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디자인과 경영을 융합하거나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디자인경영관' 코너인데요. 이곳에서는 인기 웹툰들을 이용하여 인터렉티브 플랫폼을 구성한 '네이버 웹툰',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Code9를 내세워 서체, 카드 디자인 등에 공을 들인 '신한카드', 올바른 피임법을 알려주고 콘돔 판매 수익을 기부하는 사회적 기업 '바른생각' 등이 있었습니다. 이들 디자인경영관은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이나 감성디자인을 앞세워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곳에서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마케팅을 하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네이버 웹툰에서는 '웹툰 작가 사인회', 에어비엔비에서는 '해시태그 이벤트'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사진3 한국의 디자인 명소를 나타낸 '서울디자인스팟'의 전시

 

디자인경영관의 한쪽에서는 '2014 서울디자인위크'를 홍보하는 부스가 있었는데요. 이번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중심으로 시작되는 서울디자인위크는 국내외의 서울 방문객들이 서울에서 열리는 디자인 행사와 전시를 즐길 수 있는 디자인 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예로 장내 부스에서는 '서울디자인스팟' 안내책자를 나누어 주고 있었는데요. 책자의 지도에서는 서울에 있는 디자인 명소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4 서체디자인 회사 '윤디자인연구소'의 작업실 모형 전시



  사진5 '미라클코리아'의 한국적인 캐릭터들



 사진6 인터렉티브 미디어 회사 '미디어프론트'의 작품전시

 


이번 디자인페스티벌에서 가장 많은 부스를 차지한 것은 역시 '디자인전문회사'들입니다. 무려 142개의 디자인 회사가 이번 페스티벌에 자사의 브랜드를 알리고 발전시키기 위해 나왔는데요. 이는 디자인이 최근 시장 거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드러내는 증거가 될 것 같습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이 142개의 회사는 디자인 제품, 그래픽, 캐릭터뿐 아니라 캘리그라피/서체, 광고, 서비스, 컨설팅, 가구, 건축, 공예, 교육, 서적, 정보 등 매우 다양한 분야로 세분화되어 있었습니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대부분 것들이 디자인의 옷을 입고 나타난 것입니다. 


실제로 이번에 디자인페스티벌에 참여한 디자인전문회사들 가운데에는 우리 생활에 혁신을 가져온 기업도 다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윤디자인연구소의 서체는 이번 디자인페스티벌의 대다수 기업에서 자사 홍보를 위해 채택할 만큼 중성적이고 모던한 이미지를 부여하였습니다. 한편 미라클코리아의 한국문화를 반영한 캐릭터 상품은 고리타분한 한국문화라는 편견을 깨고 전통문양과 한복을 귀여운 캐릭터에 결합하여 내·외국인 모두에게 친근함을 주었습니다. 한편 아이들의 그림을 디자인하여 상품화한 버노(BEONO)나 신생아 모자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 등 디자인과 공익성을 융합한 사회적 기업도 눈에 띄었습니다.

 

교육 코너에서는 다양한 대학교의 디자인 관련학과에서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기 전에 학생들이 만든 디자인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디자인 페스티벌은 단순히 브랜드 홍보의 역할을 넘어 디자이너와 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한 것입니다. 각 디자인전문회사의 프로모션 역시 기발했는데요. 현장할인이나 추첨을 통한 디자인 상품 증정은 물론, 향초 등의 상품을 직접 체험해보거나 만원으로 자사의 모든 상품 중 하나를 뽑기를 통해 랜덤으로 가져가는 이색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기존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 외의 개인 부스들도 있었는데요. 20·30대의 젊은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을 소개하는 부스들이었습니다. 유명 디자인 잡지인 월간 <디자인>에서 선정한 30인의 디자이너들은 각각의 개성대로 부스를 활용하여 자신의 디자인을 프로모션하였습니다. 이들은 디자인전문회사들처럼 자신의 디자인을 상품으로 개발하여 팔거나 혹은 대표작을 전시하여 부스를 하나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도 하였습니다.

 


 사진7 '시간'을 주제로 한 시각예술



 사진8 불교문화를 반영한 디자인 상품들



글로벌콘텐츠 코너에서는 네덜란드 창조산업기금과 이스트-웨스트 에듀케이션 센터의 협력으로 진행된 <더치 파빌리온> 특별 전시가 있었습니다. 이 전시에서는 10명의 네덜란드 디자이너들이 '균형 잡힌 삶을 위한 건강한 디자인'을 주제로 디자인 상품이나 예술품을 선보였습니다. 요실금 때문에 오는 불안을 줄여 주기 위한 기능성 속옷, 치매 노인을 위한 놀이 상자, 시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해 주는 시계 등이 그 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디자인 산업은 날로 성장하고 있으나 네덜란드의 디자인이 '건강한 디자인'을 디자인의 지향으로 삼고, 실제로 사회복지와 관련한 디자인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의 디자인 이 참고해볼 만한 사항인 것 같습니다.

  

한편 맞은편에는 한국문화콘텐츠의 세계화를 위해 기획된 한국콘텐츠관이 있었는데요. 올해는 불교문화 브랜드 '본디나'와 마영범 공간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 전시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불교는 자칫 종교성이나 역사성 때문에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이미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나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동양적 사상 등을 통해 불교문화는 우리 생활과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특히 우리 디자인 중 많은 부분이 불교에 연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불교문화 관련 전시가 더 의미 있었는데요. 불교문화에서 비롯된 기와 문양 등을 이용한 예쁜 디자인 상품들과 각종 불교 관련 체험 프로그램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디자인을 살릴 수 있는 기하학적 공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사진9 많은 참관객이 방문한 '2014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사진10 '2014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약도


 

지금까지 '2014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전시 구성을 간단히 훑어 보았습니다. 올해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그 규모에서 우리나라 디자인의 현 위치를, 3D 프린팅이나 인터렉티브 영상기술 등 각종 디자인에 사용된 기술에서 현재 콘텐츠 디자인의 트랜드를 알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또한, 디자인 관련 산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 참관객에게도 열려 있는 행사였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었습니다. 디자인 상품을 사고팔거나 각종 전시를 관람하는 시간을 제공하여 디자인이 실생활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가, 그리고 디자인에 따라 생활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건강한 디자인이라는 이번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테마는 앞으로 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길이기도 합니다. '2014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이렇게 끝이 났지만, 이번 행사를 계기로 디자인에 대한 관심도가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사진 출처

- 표지 직접 촬영

- 사진 1~10 직접 촬영


ⓒ 영상 출처

- 영상 1 '디자인하우스'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