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1 방송 예정인 <꽃보다 할배> 출연진
▲ 사진2 김병욱PD 새 시트콤 관련 기사
얼마 전, 김병욱 PD의 새로운 시트콤이 케이블 방송인 tvN에서 방영될 거라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 뚫고 하이킥>,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까지 그동안 하이킥 시리즈는 모두 지상파인 MBC에서 방영되었는데요. 지상파에서 케이블로 옮겨간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만큼 케이블 방송이 영향력이 생겼다는 걸 보여줍니다.
우리나라의 방송 채널은 간단히 지상파와 케이블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평균 10% 안팎의 시청률을 보이는 지상파와 달리 케이블은 시청률 1%를 '마의 벽'이라고 부를 정도로 상대적으로 파급력이 약했습니다. 시청자들 역시 이전에는 케이블 방송이라고 하면 '지상파의 재방송을 보내주는 곳' 정도의 인식을 하고 있었지요. 그렇지만 최근 몇 년간, 케이블 방송의 파급력이 눈에 뜨일 정도로 강력해졌습니다.
▲ 사진3 케이블 방송 로고들
현재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케이블 방송 채널의 수는 270여 개(2012년 방통위 통계 기준)에 달합니다. 케이블 방송은 다른 말로 프로그램 공급자(PP)라고도 합니다. 관련 기사에서 이런 용어를 자주 보셨을 텐데요. 먼저, 채널사용업자라고도 부르는 프로그램 공급자(PP : Program Provider)는 각 케이블 채널이라고 보면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영화, 만화, 음악, 종교, 어린이, 홈쇼핑 등 다양한 분야의 특화 채널부터 2011년 12월 개국한 케이블 종합편성채널, 즉 종편까지 많은 케이블 채널이 있죠. 케이블 방송은 자체적 방송 송신소 및 위성송신을 이용해 방송을 내보내는 지상파 방송과 달리,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손을 거쳐야 각 가정에 전달될 수 있습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 System Operator)는 케이블TV의 방송을 공급하는 사업자인데요. CJ 헬로비전, 티브로드 등 PP만큼이나 다양한 업체가 존재합니다. 이들은 지역 단위로 방송을 공급하기 때문에 지역별로 관할 업체가 다릅니다. 다른 지역에서 TV를 볼 때 우리 집과 케이블 채널 번호가 다른 것은 이런 이유에서지요.
▲ 사진4 <UV신드롬 비긴즈>, 좌측 하단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응답하라 1997>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적자를 면하지 못했던 케이블 채널들이 화려한 도약을 시작했습니다. 주로 외화를 수입해 방송하던 이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개발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는데요. 그 결과 신선한 포맷으로 좋은 반응을 얻은 <롤러코스터 : 남녀탐구생활>, UV의 독특한 매력을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를 통해 극대화한 Mnet의 <UV 신드롬>, 인터넷 얼짱들을 내세운 코미디TV의 <얼짱시대>, 오디션 열풍의 시초가 된 Mnet의 <슈퍼스타K> 등 지상파와는 다른 매력의 프로그램들이 탄생했습니다. 케이블 방송은 지상파보다 방송의 형태가 다양하고 표현 수위가 비교적 자유로운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칙한 개그와 시원한 풍자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tvN의 <SNL 코리아>가 대표적인 사례이죠. 또, <더 지니어스>나 <방송의 적> 등 새로운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응답하라 1997>,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나인>, <신의 퀴즈>, <무자식 상팔자> 등 이제 케이블 드라마도 지상파 부럽지 않은 파급력을 보여줍니다.
▲ 사진5 <꽃보다 할배> 티저영상 캡쳐
지상파의 예능, 드라마라고 해서 높은 시청률이 보장되지 않는 최근의 현실은, 시청자들이 냉정하게 콘텐츠만을 보고 평가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발전 단계인 케이블 채널은 검증된 제작자들을 통해 콘텐츠의 질을 보장함으로써 영리하게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7월에 방영될 예정인 tvN의 <꽃보다 할배>는 지상파인 KBS를 떠난 나영석 PD의 첫 연출작이라는 점에서 기획 단계에서부터 주목을 받았는데요.
<꽃보다 할배>는 KBS <1박 2일>을 연출했던 나영석 PD와 예능에서 쉽게 보기 어려웠던 연륜 있는 배우들의 조합을 통해 여느 지상파 예능 못지않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공식 페이스북은 방영 전임에도 불구하고 페이지 좋아요 수가 7,490명에 달하는데다, 며칠 전 공개된 티저 영상도 2천여 명에 달하는 '좋아요'를 받는 등 시작 전부터 이미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또한, JTBC의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와 <무자식 상팔자>의 경우에는 각각 노희경과 김수현이라는 믿음직한 작가를 내세워 이전 종편 방송의 '시청률 굴욕'을 씻기도 했습니다.
▲ 사진6 <글로벌 텔레토비> 출연진
한편, 케이블 채널에 주어진 상대적 표현의 자유는 종종 '선을 넘는' 방송 내용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종편채널 채널A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으로 방송해 비난을 받았으며, JTBC의 <신화방송>은 성추행 수준의 무한걸스 멤버들의 행동을 그대로 내보내 시청자들의 질타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이 외에도 케이블 TV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여과 없는 편집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죠.
그렇다고 해서 케이블의 '자유'가 무한한 것은 아닙니다. <SNL 코리아>의 지난 방송에서는 코너 중 하나인 '글로벌 텔레토비'를 볼 수 없었는데요. '글로벌 텔레토비'는 지난 대선 당시 후보들에 대한 풍자로 인기를 끌었던 '여의도 텔레토비'의 후속작인 정치 풍자 코너입니다. 이를 두고 CJ그룹의 비자금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CJ 소유 채널인 tvN이 몸을 사린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기도 했습니다.
▲ 사진7 왼쪽부터 <방송의 적>, <나인>
현재 등록된 케이블 채널들은 270여 개에 달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채널은 100여 개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머지 채널들은 프로그램 공급자(PP)로 등록했지만 안방에서는 볼 수 없는 '휴면 채널'이죠. 우리가 접하는 여러 채널 중에는 여건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보다는 외화를 수입해 방송하거나 지상파 프로그램을 재방송하는 데 급급한 곳도 존재합니다. 여기에 더불어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선전성, 편향성 논란 등 케이블 방송의 성장통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그럼에도 케이블 방송들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케이블 방송이라고 해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끄는 콘텐츠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지요. 최근 종영한 tvN의 20부작 드라마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의 경우에는 '드라마의 판도를 바꿨다'라는 찬사를 들으며 '웰메이드 드라마'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Mnet에서는 <UV 신드롬>, <음악의 신>을 잇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방송의 적>을 방영하기 시작했는데요, 이전의 두 프로그램들처럼 <방송의 적>역시 장르의 매력을 살려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지상파 위주의 방송 환경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시청자들에게는 그만큼 선택권이 다양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케이블 방송의 성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져 시청자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많이 접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기를 바라봅니다.
◎ 사진출처
- 사진 1 공식 페이스북 캡쳐
- 사진2,3 포털 사이트 네이버 검색 캡쳐
- 사진 4 방송 캡쳐 및 공식 홈페이지 포스터 캡쳐
- 사진 5 공식 홈페이지 영상 캡쳐
- 사진 6 CJ E&M 보도자료
- 사진7 공식 포스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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