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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양방향 서비스 성공의 조건

by KOCCA 2012. 4. 28.

 

 

양방향 서비스 성공의 조건

 

 

 

배 상 훈 (연합인포맥스 방송팀장/부장)

 

 

IPTV가입자가 500만을 돌파했다고 한다. 디지털 케이블 가입자수를 합치면 어림잡아 800만가구 이상이 양방향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03년 5월, 스카이라이프가 게임, 오늘의 정보, 증권, 부동산, 영어교육 등을 묶어 ‘스카이터치(Sky Touch)’라는 양방향 방송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 이후 10년이라는 시간만에 이루어낸 성과다. 디지털방송 가입자수로 따지면 상전벽해다. 하지만, 폭발적인(?) 가입가구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강산도 변한다는 그 시간 동안 수많은 콘텐츠 업체들과 개발업체들이 명멸해갔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일방향에서 양방향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사업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뛰어든 많은 업체들이었지만, 그 꿈을 아직까지 이어가고 있는 업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 이유로는 여러가지를 꼽을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이 업체들의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된 점, 셋탑박스의 저사양화 고착으로 고도화된 양방향 서비스(콘텐츠)들이 제공되기 어려웠던 점, 불편한 서비스 접근 경로, 수익 구조의 취약, 시청자들의 TV 이용 행태가 쉽게 변화되지 않았던 점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중소 콘텐츠업체들의 주요한 수익 기반이었던 플랫폼의 수신료 배분 또한 지속적으로 축소되거나 일부 플랫폼의 경우 전혀 지급되지 않으면서 이른바 ‘돈이 되지 않는’ 사업에서 자의반 타의반 철수하는 사업자들이 늘어난 탓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아직까지 완전히 자리잡았다, 성공했다라고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디지털케이블과 IPTV를 통해 범용적으로 제공되면서 시청자들의 생활에 밀접하게 자리잡은 몇가지 서비스를 통해 양방향 서비스들의 성공 요건을 검토하고자 한다.

 

첫째, UI다. 오프라인 노래방의 1위 업체인 금영노래방 서비스는 기존 오프라인 노래방과 동일한 화면 구성으로 친근함을 더했다. 특히, 반주기와 같이 곡 번호를 리모콘 숫자 버튼을 이용하여 간단하게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지니만화의 경우 만화 원본 파일을 시청자의 시선 이동에 따라 프레임으로 구분해 실제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둘째, 역시 콘텐츠다. 금영노래방의 경우 노래반주기와 동일한 곡을 2만여곡 이상 서비스하고 있고, 신곡은 매일 자동으로 업데이트된다. 아하경제TV의 경우 리얼타임에 가까운 금융 데이터와 청소년 대상의 경제신문, 유명인을 활용한 재미있는 경제VOD 연동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니게임의 경우 20여 종의 게임을, 지니만화는 국내 메이저 출판 3사와의 독점 계약을 통해 1만권 이상의 만화를 서비스하고 있다.

 

셋째, 수익 모델이다. 전체 이용자들에게 일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플랫폼으로부터 일정금액의 수신료를 받는 구조와 함께, 정액 상품권을 구매하여 이용하는 유료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하경제TV의 경우에는 양방향 특성을 활용한 CIC(CM IN CM), DAL(Dedicated Advertiser’s Location) 등 광고를 제공하고 있다. 지니게임과 지니만화의 경우에는 무료 게임 / 만화 제공과 함께 유료화를 통한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넷째, HD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니게임의 경우 HD 급 셋탑박스 이용자들을 위한 전용게임방을 제공하고 있고, 금영노래방과 아하경제TV의 경우에도 HD급 영상을 연계해 기존 양방향 서비스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10년의 시간동안 성공을 위한 주춧돌을 쌓은 업체들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본질에 충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좋은 콘텐츠를 이용하기 쉽게 제공하고 그것을 통해 수익을 벌어들인다는 점이다.

스마트 디바이스의 등장과 더불어 플랫폼은 다양화되고 있지만, 정작 담을 콘텐츠들은 일부장르에 국한되어 있는 실정이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중소기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규모의 경제를 쉽게 달성하기도 어려운 구조다. 디지털화를 통해 늘어난 소중한 채널 자원들이 지상파 재전송에만 매달리는 구조에서 벗어나,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장기 계획 하에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