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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세시봉과 이소라가 주는 음악의 감동

by KOCCA 2011. 4. 25.
지난 주말 저녁, 우연히 폴 매카트니의 ‘yesterday' 라이브 영상을 봤다. 그 영상에서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건 오로지 무대에 홀로 선 폴 매카트니와 그의 노래뿐이었다. 시각적으로 볼거리는 없었지만 채 3분이 안 되는 짧은 영상은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최근에 나오는 대중노래에서 감동을 받기란 어렵다. 퍼포먼스, 화려한 조명, 가수들의 비주얼 등 시각적인 요소에 가려져서 음악에서 받는 ‘음악적 감동’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 그의 라이브 영상은 더 감동적이었다.

최근 여러 방송에서도 ‘감동받는 노래’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작년에 케이블에서 방영되었던 ‘슈퍼스타 K 2’에서 장재인이라는 가수가 유독 주목을 받았었다. 그녀는 엄청나게 예쁜 외모의 소유자도 아니고 화려한 춤 솜씨를 가진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통기타를 치면서 이문세의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이와 더불어 1970년대 포크가수의 대표주자 ‘세시봉’도 방송을 통해 화제가 되면서 사람들이 그들의 노래에 다시 관심을 가지기도 했었다. 그리고 현재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첫 방송 이후에, 이소라의 노래가 음악 사이트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이렇게 연이어서 예전 노래들이 재조명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비하는 음악에 싫증 나버린 대중들이 ‘감상하는 음악’이 듣고 싶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 MBC '놀러와'에 출연해 화제를 낳은 세시봉



이러한 대중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 앞으로 더 많은 좋은 음악들이 대중들에게 알려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음악과 대중을 연결해주는 중간 매개체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중간 매개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가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는 좋은 노래들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가수들을 뒷받침해주고 좋은 음악들을 체계적인 방식으로 홍보해 줄 수 있는 음악콘텐츠 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음악콘텐츠 산업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까? 내 생각에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음원 유통업체와의 협력이라고 본다. 젊은 소비층은 음원 사이트에 매일 업데이트 되는 음악을 다운받기 때문에, 검색해야만 알 수 있는 노래들을 음원 사이트 메인 페이지에 링크시킨다면 좋은 홍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음원 유통업체가 손해를 보게 된다. 그들에게는 좋은 음악보다는 단기간 내에 ‘잘 팔리는’ 음악이 더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정 부분에 대해서 음악 콘텐츠 산업이 재정적 지원을 하거나 더 다양한 음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음원 유통업체와 협력하는 등의 방안 등을 통해서 좋은 음악이 대중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는 공연 부문에 대한 지원이다. 젊은 뮤지션과 ‘세시봉’과 같은 가수들의 합동공연 주최나 매달 이달의 가수, 과거의 음악 등을 선정해 공연을 통해 대중들에게 숨어 있는 좋은 음악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현재 가수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일정의 지원을 통해 공연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주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에 싱어송라이터를 후원하는 ‘유재하 음악장학회’가 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음악콘텐츠 산업에서도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인 뮤지션들을 지원해준다면, 예전의 좋은 음악을 다시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고, 숨어 있는 뮤지션들도 더 많이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포스터


물론 위에서 말한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방송업계와의 협력이라고 생각한다. TV를 통해 알려진 음악은 대중들에게 많은 화제가 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던 세시봉이나 이소라의 노래도 TV를 통해서 재조명되었고 큰 화제를 낳았다. 그러므로 음악콘텐츠 산업은 숨어있는 명곡들이 음악프로그램이나 교양,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이 알려지도록 홍보해야 한다. 앞서 말했던 다양한 방법의 지원을 통해 좋은 음악들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한국콘텐츠진흥원 블로그기자단 / 서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