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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KOCCA 행사

예술의전당 삼파전(三巴戰)? 삼파전(三巴展)! <에드바르드 뭉크 전>,<20세기, 위대한 화가들>,<퓰리처상 사진전>

by KOCCA 2014. 8. 5.



 

선택장애(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느 한쪽을 고르지 못해 괴로워하는 심리를 뜻하는 신조어)라는 말, 요즘 많이들 쓰시죠? 예술의전당에 들어서는 순간, 여러분은 선택장애를 앓게 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각기 다른 매력으로 삼파전을 펼치고 있는 세 가지 전시회 때문인데요. <에드바르드 뭉크 전>,<20세기, 위대한 화가들>,<퓰리처상 사진전>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언제나 우수한 문화 콘텐츠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예술의전당에서 올여름 볼거리가 풍부한 세 가지 전시를 한꺼번에 선보이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 사진1  뭉크 《절규》

ⓒ The Munch Museum / The Munch-Ellingsen Group / BONO, Oslo 2014.

 


“나는 친구들과 산책을 나갔다. 갑자기 해가 지기 시작했고, 갑자기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나는 죽을 것 같은 피로감에 멈추어 서서 난간에 기대었다. 검푸른 협만에 마치 화염 같은 핏빛 구름이 걸려 있었다. 친구들은 계속 걸어갔고, 나는 혼자서 불안에 떨며 자연을 관통하는 거대하고 끝없는 절규를 느꼈다.” -에드바르드 뭉크

 

소용돌이치는 선,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쥔 채 비명을 지르고 있는 듯한 희미한 윤곽의 인물, 뭉크의《절규》입니다. 뭉크의 작품 중에서 가장 잘 알려졌으며,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이기도 한 《절규》의 판화 버전과 함께 《마돈나》,《뱀파이어》,《별이 빛나는 밤》 등 뭉크를 대표하는 작품들이 대거 한국을 찾아왔습니다.

 

 

▲ 사진2  뭉크 《생의 춤》

ⓒ The Munch Museum / The Munch-Ellingsen Group / BONO, Oslo 2014.

 


표현주의의 선구자로 알려진 노르웨이의 대표 화가 에드바르드 뭉크(1863~1944)는 사랑, 불안, 고독, 슬픔 등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다룬 주제를 작품에 담아 상징적으로 그려내었습니다. 유년 시절 경험한 질병과 광기, 죽음의 형상들을 왜곡된 형태와 다채로운 색감을 통해 나타냈으며, 그의 독특한 기법은 현대 회화, 연극 및 영화뿐만 아니라 독일 표현주의에 중요한 영감을 제공하였습니다.

 

 

▲ 사진3  뭉크 《태양》

ⓒ The Munch Museum / The Munch-Ellingsen Group / BONO, Oslo 2014.

 


어둡고 멜랑콜리한《절규》의 강렬한 이미지 탓에 많은 사람이 뭉크는 침울한 화가라고 인식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뭉크가 우울하고 칙칙한 그림만 그린 것은 아닙니다. 특히 그의 후기 작품에서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화려한 색채와 역동적인 구성의 《태양》,《한여름》,《건초 만드는 사람》 등 생기와 활력이 넘치는 그림들이 뭉크의 밝은 감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유화를 비롯한 판화, 드로잉, 사진 등 백여 점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에드바르드 뭉크와 영혼의 詩> 전시는 한국에서 뭉크의 작품을 대규모로 선보이는 최초의 회고전입니다. ‘뭉크 그 자신에 대하여’, ‘새로운 세상으로’, ‘삶’, ‘생명력’, ‘밤’ 등 5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초기 습작부터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반영된 후기 작품까지 뭉크의 전반적인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절규》에 머물러 있는 뭉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에드바르드 뭉크와 영혼의 詩

전시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전시기간: 2014.07.03 - 2014.10.12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11:00 AM – 08:00 PM (입장 마감 07:00 PM)

입장료: 성인 15,000원

문의: 1666-3329/www.munchseoul.com

 


 

▲ 사진4  르누아르 《챙이 넓은 모자를 쓴 피에르 초상화》

 


20세기를 주름잡던 화가에는 뭉크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모네, 샤갈, 피카소, 앤디 워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쟁쟁한 거장들의 작품을 <20세기, 위대한 화가들>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르누아르에서 데미안 허스트까지 서로 시대를 달리하는 53명의 예술가가 보여주는 회화, 콜라주, 조각,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104점의 오리지널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20세기는 예술에 대한 고민이 증폭했던 시기로, 이 모든 것은 파리를 중심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빛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세상을 표현한 모네, 르누아르로 대표되는 인상주의는 이내 대담한 변형과 강렬한 색조, 단적인 감동의 표현을 추구한 마티스와 블라맹크의 야수주의로 대체되었고, 형태의 본질을 고민했던 피카소와 브라크의 입체주의와 함께 샤갈, 마리 로랑생, 라울 뒤피와 같은 많은 예술가가 파리로 모여들며 다양한 미술 흐름이 이 시기에 탄생하였습니다.

 

 

▲ 사진5  장 뒤뷔페 《불확실한 위치의 인물》

ⓒ Jean Dubuffet / ADAGP, Paris – SACK, Seoul, 2014

 


하지만 인류 역사상 최대의 전쟁인 제2차 세계대전은 많은 사람을 혼돈에 빠뜨렸고, 그에 따라 예술도 변화를 겪게 됩니다. 이때부터 예술가들의 무대는 프랑스 파리와 미국, 두 곳으로 나뉘게 되는데요. 전쟁 속의 자신들의 삶과 역경을 예술로 승화시키고자 하였던 예술가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새로운 무언가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때마침 발간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과 함께 마그리트나 달리와 같은 초현실주의자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한편 또 다른 이들은 추상에서 그 해답을 구하였습니다. 미국에서는 윌렘 드 쿠닝이나 샘 프란시스의 추상표현주의가 한창이었다면, 프랑스에서는 장 뒤뷔페의 작품과 같이 격정적이고 주관적인 호소력을 지닌 앵포르멜이 나타났습니다.

 

 

▲ 사진6  앤디 워홀 《Mrs.K의 초상화》

ⓒ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 SACK, Seoul, 2014

 


전쟁이 끝난 이후 미국은 예술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게 됩니다. 세상은 빠르게 바뀌었고, 사람도, 생활방식도 모든 것이 변화했으며, 기존의 틀을 벗어나 예술은 과거보다 더 많은 것을 흡수하였습니다. 대중문화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대중문화와 예술을 접목한 팝아트가 발전했고,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에 대항하여 팝아트의 상업성을 비판하고, 엄격한 구성의 기하학적인 추상을 추구하며 시각적 착각을 다룬 옵아트도 등장하였습니다.

 


▲ 사진7  데미안 허스트 《해골》

ⓒ Damien Hirst and Science Ltd. All rights reserved, DACS 2014

 


나치즘은 파리의 예술가들과 독일의 유대인 철학자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하였고, 주도권은 모두 미국으로 옮겨간 것처럼 보였습니다. 추상표현주의 이후 자신들의 예술적 입지를 미국으로 빼앗긴 파리는 팝아트가 미국에서 활개를 치던 당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고 수용하려는 신사실주의, 누보레알리즘 그룹을 형성하였으며, 이브 클라인과 같이 다다이즘의 이벤트를 표방한 행위예술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또한, 데미안 허스트를 비롯한 영국의 젊은 예술가들 yBa는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며 유럽의 예술이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주었습니다.

 

1980년대에 접어들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스트리트 아트는 현대미술의 주요한 표현 방법의 하나며 야외 조각, 낙서, 벽화, 거리 연극 등 제한적이지 않고 완벽하게 개방된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합니다. 뱅크시와 같은 작가는 이것을 정치적·사회적 발언의 수단으로 삼아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 사진8  줄리안 오피 《걷고 있는 젠2》

ⓒ Julian Opie, Courtesy (gallery)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현재는 더는 어떠한 재료도, 형태도, 대상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것이 예술이라 칭해지는 시기에 이르렀습니다. 역사적 사건들과 문화, 다양한 시대적 배경이 빚어낸 예술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미술사조 탄생의 배경이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미술은 지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화를 거쳐 왔습니다. 19세기 인상파부터 동시대 현대미술까지 폭넓은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격변의 세월을 살아온 거장들의 예술혼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 20세기, 위대한 화가들

전시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전시기간: 2014.06.27 - 2014.9.17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11:00 AM – 08:00 PM (입장 마감 07:00 PM)

입장료: 성인 13,000원

문의: 1899-5156/www.artist20c.com




▲ 사진9  2013 Breaking News <슬픔에 빠진 아들> 로드리고 앱

 


“누구나 자기만의 노래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노래를 불러주죠. 저널리스트가 하지 않는다면, 누가 할까요?” -존H.화이트

 

때론 단 한 장의 사진이 열 마디 말보다 더 큰 무게를 지닐 때가 있습니다. 유명한 화가들의 걸작만이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아니죠. 세계 근현대사의 생생한 기록을 품고 있는 퓰리처상의 보도부문 수상작들을 <퓰리처상 사진전>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 사진10  1950 <American Partroopers Behind Enemy Lines> 맥스 데스포


 

지난 1998년과 2010년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역대 퓰리처상 수상 사진들을 연도별로 소개하고, 2010년 공개되었던 145점에서 올해 234점으로 작품 수가 대폭 늘었습니다. 특히 맥스 데스포의 개인 컬렉션 중 선별된 36점으로 채워진 한국전쟁 특별전도 선보이고 있어 처절했던 한국전쟁의 현장을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사진12 (왼) 1968 Spot News <생명의 키스> 로코 모라비토, (오른)1989 Spot News <생명을 불어넣다> 론 올슈웽거

 


언론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퓰리처상은 저명한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의 유산 50만 달러를 기금으로 1917년 만들어졌습니다. 언론·문학·음악 등 3개 분야에 걸쳐 시상하며, 90여 년에 걸쳐 명성을 쌓아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보도사진 부문 수상은 1942년 처음 시작되어, 1968년 특종 사진(breaking news)과 특집 사진 분야(feature photography)로 나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퓰리처상 수상 사진은 영화보다도 더 극적인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전쟁과 기근, 참사의 현장 등 그 속에는 언론에서조차 보도를 꺼릴 정도의 참혹한 순간들까지도 그려져 있습니다. 베트콩 즉결심판, 네이팜탄 폭격, 뉴욕 세계무역센터 공격 장면 등 찰나의 순간의 긴박함이 사진에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합니다.

 

 

▲ 사진13 1990 Feature <자유의 등장> 데이비드 C.턴리

 


하지만 퓰리처상 수상작에는 비극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슬픔과 고통, 절망으로 가득한 상황에서도 희망이 공존하는 사진들도 있으며, 기쁨과 환희, 즐거움에 가득 찬 순간을 담은 사진들도 있습니다. 또, 고요하지만 아름다운 장면을 담은 사진은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주기도 합니다.

 

세상을 반응하게 하고 역사를 바꾼 불후의 이미지, 퓰리처상 수상작 전시를 보며 누구나 역사의 목격자가 될 수 있습니다.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읽어야 할 살아있는 역사. 이 사진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책임감과 무게를 부여하고, 잠자고 있던 우리의 감정과 의식을 깨워줄 것입니다.


퓰리처상 사진전

전시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전시기간: 2014.06.24 - 2014.9.14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11:00 AM – 08:00 PM (입장 마감 07:00 PM)

입장료: 성인 12,000원

문의: 1644-6013/www.pulitzerprize.co.kr

 


ⓒ 사진 출처

- 표지 예술의전당 공식 홈페이지 & 자체 편집

- 사진1~3 <에드바르드 뭉크전> 공식 홈페이지

- 사진4~8 <20세기, 위대한 화가들> 공식 홈페이지

- 사진9~13 <퓰리처상 사진전>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