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전국 각지에 첫눈이 내렸습니다. 한층 가까워진 겨울을 체감하셨을 텐데요. 첫눈은 보통 언제 내리는 걸까요?
한국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 외에 1년을 24등분 한 24절기의 개념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동지'도 24절기 중 하나죠. 지난 주 금요일은 바로 '소설'이었죠. 소설은 '작은 눈'이라는 뜻으로 첫눈이 내리는 절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겨울의 초입에서, 11월의 절기에 해당하는 입동과 소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겨울로 들어서는 날, 입동
19번째 절기인 입동은 양력 11월 7일경입니다. 조상들은 입동을 겨울로 들어서는 날로 여겼습니다. 입동에는 치계미(雉鷄米)라는 미풍양속을 행했습니다. 마을에서 공동으로 양로잔치를 벌여 노인들을 대접하였는데 이때 노인들에게 드린 선물을 치계미라고 불렀습니다. 아무리 가난한 형편의 주민이라도 이 치계미만큼은 준비했다고 하네요.
◎ 겨울맞이 큰 행사, 김장
▲사진2 입동에 하는 김장
입동이 되면 월동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입동을 전후해 담근 김치가 맛이 좋다고 하여 김장을 했죠. 김장 한 번에 배추김치 200~300포기는 기본으로 담갔습니다. 알타리, 동치미, 깍두기까지 장만했죠. 일이 많다보니 마을에선 한 집씩 돌아가며 김장 품앗이를 했습니다. 김치 속을 넣는 날이면 동네잔치마냥 쌀밥과 배춧국, 삶은 돼지고기 등을 준비해 이웃을 대접했죠.
◎ 시루떡으로 지내는 상달고사
▲사진3 붉은팥시루떡
음력 10월을 상달이라고 불렸습니다. 수확한 곡식을 신에게 드리기 가장 좋은 달이라는 것이죠. 길일을 택해 고사를 지냈는데 이를 상달고사라고 합니다. 무병과 건강을 기원하며 팥시루떡을 신들에게 올렸죠. 붉은팥은 잡귀나 부정을 쫓는다는 의미가 있어 고사떡으로 자주 쓰였습니다.
◎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
▲사진4 월동준비
▲사진5 곶감
20번째 절기인 소설에는 얼음이 얼기 시작하고 첫눈이 내리는 등 겨울의 징후가 보였습니다. 가정에선 시래기를 엮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렸습니다. 곶감을 매달아 말리는 것도 이 무렵이었습니다. 중부 이남 지역에선 처마 밑이 온통 곶감으로 출렁이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고 하네요.
◎ 소설에 부는 바람은 손돌바람
▲사진6 손돌목
소설에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 추위를 손돌추위라고 했습니다. 뱃사람들은 이 손돌바람 때문에 소설 무렵에는 배를 잘 띄우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손돌에 얽힌 전설 때문이죠.
어느 날, 피난 가던 왕이 배에 올랐는데 노를 젓던 손돌이란 자가 일부러 물살이 급한 곳으로 방향을 잡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에 화가 난 왕은 그를 참수하였는데 그가 죽고난 후에야 그것이 옳았단 사실을 알게 되죠. 왕은 후회하여 그를 후하게 장사 지내줍니다. 이후 매년 이맘때가 되면 광풍이 분다하여 손돌바람이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겨울이 다가오면 날씨가 추워지고 바람이 날카로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여기에 우리 조상들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이야기를 만들어냈죠. 이처럼 한국의 절기에는 정겨운 농가의 풍경 뿐 아니라 설화와 전설을 만날 수 있는 재미가 있습니다. 다가오는 겨울과 다시 찾아올 봄은 어떤 절기에 해당하는지, 또 그 속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문화콘텐츠닷컴에서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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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한국의 24절기>프로젝트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사진출처
- 모든 사진은 문화콘텐츠닷컴 <한국의 24절기>,<재미있는 세시음식 이야기>,
<기산풍속도>, 에서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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