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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극복하고 직접 예술활동 현장으로 나선 영화 감독들

by KOCCA 2013. 2. 4.


장애를 극복하고 직접 예술활동 현장으로 나선 영화 감독들


 여전히 장애인의 문화 예술활동 환경은 열악한 상황이지만, 장애인의 사회활동의 참여가 늘어감에 따라 문화예술에 대한 장애인의 욕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먹고 사는 문제에서 조금은 벗어나 장애인들도 문화와 예술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문화를 즐기는 모습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카메라를 들고, 촬영현장에 나서서 자신들의 목소리, 자신들의 메시지를 담는 장애인 영화감독들이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장애를 극복한 영화감독들! 소개해드릴게요.

  

 

조금 불편한 그다지 불행하지 않은 0.43 - 임덕윤 감독

 


 영화가 마냥 좋아 온몸으로 영화판에 뛰어든 청년이었습니다. 이 청년은 1987년 영화 <그 마지막 겨울>에서 영화배우 최민수 씨의 친구 역할을 맡아 연기로 데뷔하고, 1988년부터는 연출부에 들어가 경험을 쌓았는데요. 수많은 연극·드라마·영화 등에 출연하고, 여러 단편 영화를 직접 연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2004년, 이 청년은 당뇨 합병증으로 실명하고 맙니다. 이 이야기는 임덕윤 감독의 이야기입니다.


 


 

 관절이 움직이는 특수 인형으로 배우 즉, 자신의 동선과 자세를 표현하며 콘티를 짠 그는 제10회 장애인영화제에서 대상, 2010년 인디다큐페스티발 실험상 수상 등 유수 영화제에서 상영되며 큰 반응을 일으킨 단편영화 <조금 불편한 그다지 불행하지 않은 0.43> 을 제작하였습니다. <조금 불편한 그다지 불행하지 않은 0.43>에는 직접 임덕윤 감독이 영화 속에 출연하셨는데요.

 


 


 

 덕윤은 병원에서 투석을 받아야 하는 중도 시각장애인입니다. 병원 앞에서 현기증을 느낀 덕윤 곁으로 낯선 이가 다가와 부축하는데요. 도움의 손길이 공포로 느껴지는 불편한 순간! 이 순간 임덕윤 감독은 “비장애인들이 시각장애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다가설 때, 인기척을 내지 않아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아요. 시각장애인을 도와줄 때에는 무조건 붙잡지 말고, 목소리로 신호를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라고 밝혔습니다. 영화제작이 장애인들을 알리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임덕윤 감독님!


 앞으로는 어떠한 영화로 장애인들을 알릴지 기대해보아도 좋을 것 같네요.

  

 

 

 

선배는 어떻게 공부했어요? - 강묘애 감독

 

 청각장애인이신 강묘애 감독님의 <선배는 어떻게 공부했어요?>는 감독 자신이 초등학교때부터 대학교까지 16년 동안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말씀을 알아들을 수 없어 멍하니 있기만 했던 과거가 떠올랐고, 현재 청각장애인 대학생들은 어떻게 수업을 받나 궁금해 제작한 영화라고 하는데요. 선생님의 말씀을 알아들을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의 감독님은 수업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꼭 입을 뻐금거리는 금붕어처럼 보여져, 이 모습을 영화 앞부분에 영상으로 표현하셨다고 합니다.


 

 


 <선배는 어떻게 공부했어요?>는 한 학생이 강의실에 들어오고 수업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학생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데요. 교수님의 입을 빤히 쳐다보거나 자꾸 두리번거리고 옆자리에 앉은 학생의 노트를 힐끔거립니다. 결국 자포자기를 한 듯 강의실 칠판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교수님 입에서 글씨가 나옵니다. 신난 듯이 필기를 열심히 하는데 누군가 깨우니 결국 백일몽이었는데요. 2009년,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에 모든 예산을 투입해 그나마 쥐꼬리만 했던 장애인 대학생들의 수업내용을 알려주는 도우미제도 예산이 4억 삭감되어 청각장애인 대학생들이 뿔났고, 그들이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귀신 분장을 하고 기자회견을 여는 줄거리입니다.


 


 

 <선배는 어떻게 공부했어요?> 라는 제목은 공부비법을 묻는 문제가 아닌데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나 자신을 포함해 우리 청각장애인 대학생들에게 공부비법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수업내용을 어떻게 알아듣느냐 입니다. 장애인들은 초중고교 자그마치 12년 동안 아무런 지원이 없는 교실에서 고군분투하면서 힘들게 대학에 입학합니다. 그런데 초중고교와는 비교도 안 되는 더 광범위한 대학교에서 살아남으려면 수업내용을 알려줄 사람이 절실히 필요하며,. 그것이 바로 장애인 활동도우미인데요. 수업을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 대학생이 듣는 수업시간에 같이 대동해서 도우미가 노트북으로 수업내용을 타이핑해주거나 수화통역, 필기를 대신 해주는 것입니다. 강묘애 감독님은 지식의 요람인 대학교에서 전국 대학생들의 0.1%도 안 되는 청각장애인대학생들이 여전히 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권리는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영상을 제작하면서 내 자신에게는 사운드가 필요하지 않은데 비장애인을 위해서 사운드에 신경 쓰면서 편집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절실한 문제를 보여주고 싶어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지난 2010년 제11회 장애인영화제에서 시나리오상을 수상했으며, 제8회 서울장애인 인권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두 장애인 감독님을 소개해드렸는데요. 몸의 불편함이 더 이상 꿈을 막는 장애물이 아님임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개인의 꿈을 위해서 또한 비장애인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장애인들을 대표로 사회에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데요. 이들의 메세지에 귀를 기울여주는 것. 이 작은 관심으로도 장애인들의 인식변화는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